"신세계 열린지 4개월"…파주운정 집값은 '잠잠' [현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GTX가 개통한 직후에는 손님들이 많이 찾았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손님이 줄더니 지금은 문의도 뜸해졌네요. 서울 오가는 시간이 짧아졌더라도 아직 '파주는 외곽'이라는 인식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운정중앙역 인근 단지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지난 2일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개통한 후 상승거래가 나왔던 이 지역 집값은 고금리 장기화와 조기 대선 국면 속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파주 동패동 운정신도시아이파크는 지난달 15일 전용 84㎡가 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같은 동이 8억원에 거래된 후 실거래가가 일부 하락했다. 단지는 GTX-A 운정중앙역과 도보로 5~10분 거리에 있어 GTX 수혜를 입을 단지 중 하나로 꼽혔지만 매수세가 줄어든 모양새다.

인근 단지 집값도 비슷했다. 운정신도시아이파크와 함께 지역 대장 단지로 꼽히는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84㎡는 지난달 6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거래된 같은 동 7억3000만원 거래보다 5000만원 떨어졌다.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는 지난해 10월 7억800만원에서 지난달 23일 6억6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낮아졌다.

GTX-A노선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은 운정중앙역을 출발해 킨텍스·대곡·연신내역을 지나 서울역에 정차한다. 운정중앙역에서 약 22분이면 서울역에 갈 수 있어 파주와 고양 등 경기도 북부의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내년에는 삼성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방식으로 서울역~수서역 구간까지 오가게 된다. 삼성역은 이어 2028년 개통한다.

노선이 개통한 후 교통 이용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개통한 후 지난달 27일까지 506만1222명이 이용했다. 앞서 개통한 동탄~수서 구간 1년 누적 탑승객 수가 432만7000명이었는데 4개월 만에 이를 넘어선 것이다.

다만 GTX 노선 개통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대출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역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입모았다. 운정중앙역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여전히 대출 금리가 높아 파주에 주택 마련하기 부담스러운 시기"라며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손님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GTX 개통이 지역 집값에 주는 영향은 크다고 진단했다. 지역 전체 단지가 상승하기보다 일부 수요자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안에서도 역까지 거리와 학군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처럼 GTX 노선이 개통한 지역은 역과 가까운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서도 인근 지역 택지개발이 마무리되면 지역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3월에는 목동동 운정자이시그니처가 입주하고 같은 해 10월에는 운정3제일풍경채, 2027년 4월 제일풍경채운정 등이 입주한다. 또한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설립되는 등 인프라가 개선될 예정이다.

동패동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C씨는 "운정자이시그니처는 자이 브랜드 단지라 입주 전부터 주민들 관심이 컸던 곳"이라며 "운정중앙역과도 가까워 입주 후에는 지역 부동산 시장을 이끌만한 단지"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