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쿠팡에서는 매일 같이 사용하는 생필품을 자주 구매해서 그럴까요. 럭셔리 제품이 언뜻 연상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서울 강서구 거주 30대 소비자 A씨)
![쿠팡의 럭셔리 뷰티 커머스 서비스 '알럭스' 메인 화면. [사진=알럭스]](https://image.inews24.com/v1/a13a4ca1dd3dd7.jpg)
국내 유통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한 쿠팡이지만 고급 이미지가 약하다는 평가가 따라다니는 것은 아직까진 어쩔 수 없는 현상인 듯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파페치 인수 등으로 변신을 본격화한 쿠팡은 또다른 평가를 받을만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로켓배송에 '프리미엄'을 태워 부족한 퍼즐을 맞추겠다는 계산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어서다.
7일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 쿠팡Inc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11조4876억원(79억800만달러·분기 평균환율 1452.66)으로 전년 동기(9조4505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37억원(1억5400만달러)으로 300% 이상 올랐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로 전년(0.6%)보다 개선됐다. 영업이익 규모는 직전 4분기(4353억원)보다 작고, 2023년 3분기(1940억원)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쿠팡의 럭셔리 뷰티 커머스 서비스 '알럭스' 메인 화면. [사진=알럭스]](https://image.inews24.com/v1/94fb34923ecab1.jpg)
쿠팡은 이번 호실적 배경으로 성장사업 부문을 꼽았다. 성장사업 부문은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대만 로켓배송, 쿠팡이츠 등이 포함되는데, 같은 기간 매출액 1조5078억원(10억3800만달러)으로 78% 성장했다.
특히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에 놓여 있던 파페치의 흑자 전환을 이뤄내며 약점으로 불리던 고급화에 대한 갈증을 일부 해소했다. 아직 점령하지 못한 명품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쿠팡이 지난해 10월 론칭한 뷰티 버티컬 서비스 '알럭스' 성장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알럭스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다. 최근에는 키엘·돌체 앤 가바나·조 말론 등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상품 다양화에 나섰다. 향후 파페치와 알럭스가 명품이라는 공통분모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알럭스를 콕 집어 언급하며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분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고객 수가 25% 이상 증가했다"며 "상품군을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송하는데 투자하면 고객의 리테일 지출이 늘고, 이는 다시 상품군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럭셔리 뷰티 커머스 서비스 '알럭스' 메인 화면. [사진=알럭스]](https://image.inews24.com/v1/07e5adfe06c6fd.jpg)
다만 온라인이 '백화점 1층'을 대체하기에는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통상적으로 고가의 상품을 구매할 때는 신뢰도를 우선순위에 두는데, 백화점들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어서다.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명품을 소비한다는 만족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쿠팡은 럭셔리 브랜드 상품을 직매입하고, 특유의 물류망으로 빠르게 배송하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명품 시장은 생필품처럼 발견형 쇼핑이 아닌 상품을 정해놓고 구매 유무를 고민하는 목적형 소비자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하는 숙제를 안은 쿠팡이 럭셔리 부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샤넬, 디올 같은 브랜드를 알럭스에 입점시키는 것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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