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30대 가정주부 이모씨는 최근 얇아진 지갑 사정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지만, 매달 빠져나가는 이커머스 구독형 멤버십은 차마 끊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생필품이나 먹거리를 자주 구매하는데, 내는 돈만큼 편리함을 느끼고 있어서다. 그는 "구독료 대비 월등한 혜택을 누린다고 매번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같이 소비하는 상품들을 언제 주문해도 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 구독형 멤버십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66204d0e3b5634.jpg)
이커머스 경쟁이 멤버십 혜택의 차별화 전략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기 불황 속 충성고객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다. 쿠팡과 네이버 양강 체제가 굳건한 상황에서 유료 구독 없이도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까지 등장하며 소비자 모시기에 한창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올해 내놓은 '소비자 구독서비스 이용실태'에 따르면 소비자 2명 중 1명은 쇼핑 멤버십에 가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서비스 대표 격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만큼이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소비처가 된 셈이다.
쇼핑 멤버십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은 단연 쿠팡이다. '와우' 가입자는 15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월 7890원을 내면 쿠팡 특유의 배송 서비스와 함께 쿠팡이츠 무료 배달, OTT 쿠팡플레이도 이용할 수 있다. 유료 회원 전용 마케팅을 통해 쿠팡 생태계에 묶어두면서 굳이 다른 플랫폼에 진입할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든다.
쇼핑앱에 잔뜩 힘을 주고 있는 네이버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이 최근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쇼핑뿐 아니라 예약·여행을 비롯해 포인트 적립, 넷플릭스 무료 혜택 등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에 구독형 멤버십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74cb16323aa4cf.jpg)
쿠팡과 네이버 등 뚜렷한 양강체제 속에서 다른 이커머스들이 단기간 내 이런 구도를 깨뜨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이를 따라잡으려는 기업들의 멤버십 강화는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유료 회원 혜택으로 인식되던 무료 배송·할인쿠폰 등을 제공하되, 구독료를 돌려주거나 가격이 무료인 멤버십까지 등장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컬리의 멤버십 월 비용은 1900원이지만, 가입 즉시 2000원을 적립금으로 준다. 일정 가격이 넘어야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고충을 반영한 조치다. 유료 회원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여겨지는 '락인(Lock-In)'을 넘어 신규 회원을 유치하는 효과도 누렸다. 1년 동안 목표했던 멤버십 가입자 수를 5개월 만에 달성하며 2월 말 기준 160만명을 확보했다.

11번가는 무료 멤버십 프로그램에 세분화된 카테고리별 혜택을 더한 '11번가플러스'를 출시했다. 11번가플러스에 가입하면 구독료 없이도 매달 할인쿠폰 등을 제공받는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멤버십 고객 재구매율은 미가입 고객 대비 60%, 객단가는 50%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멤버십은 충성 고객을 통해 매출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품을 구성할 때 수요 예측이나 재고 관리에도 수월하다"며 "빠른 배송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그 이상의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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