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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장 뒤흔든 김문수 "무소속 후보 대통령 만들기 불가"


김문수,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의총장 도착
'단일화 합의' 기대한 국힘, 꽃다발까지 마련
金, 아랑곳 않고 "당, 불법·반민주 행위 저질러"
곧바로 퇴장…의원들 대거 항의·의총 정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9일 소속 의원들 앞에서 "무소속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는 응할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단일화 갈등 봉합을 기대했던 의원들의 표정은 곧바로 굳어졌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총은 당초 오전 11시 시작 예정이었지만, 여의도 캠프에 머물던 김 후보가 일정을 이유로 국회행을 미루면서 1시간 넘게 지연됐다. 의원들은 김 후보가 단일화 여부를 마지막으로 숙고 중인 것으로 보고 자리를 지켰고, 한 의원은 "좋은 징조 같다"고 기대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에게 전달할 꽃다발까지 준비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57분 본청 의총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 후보는 꽃다발을 받은 직후부터 작심한 듯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여러분을 정말 사랑한다. 지난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의원들의 절대적인 도움으로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감사드린다"는 인사로 시작했지만, 곧 표정을 바꾸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서 기자회견과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회동에서 밝혔던 주장을 반복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 직후 비상대책위원장, 원내대표, 사무총장이 캠프를 방문했을 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사무총장 교체를 요청하자, 지도부는 '연휴 직후 단일화', '선(先) 단일화, 후(後) 선대위'를 요구했다”며 "과연 책임 있는 당직자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지도부의 이른바 '단일화 강행 시도'에 대해서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불법적이고 부당한 수단을 동원 중"이라며 "불법, 당헌당규 위반에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주의적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한 예비후보를 향해서도 '무임승차' 비판을 재차 제기했다. 그는 "우리 당 입당도 하지 않은 무소속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지도부가) 모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며 "그러면 저와 함께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은 무슨 존재냐"고 반문했다.

또 "한 예비후보가 11일 이전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후보로 등록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단일화는 자유 진영에 단일대오를 구성해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인데, 이 단일화는 선거에서 한 번도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려는 작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그래서 이런 단일화에는 저는 응할 수 없다. 저 김문수를 믿어달라. 저 김문수가 나서서 이재명을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발언 뒤 퇴장하자 바로 이어서 의총장을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후보의 말이 끝나자 의총장은 싸늘해졌다. 박수 역시 거의 나오지 않았다. 뒤이어 연단에 선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를 향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다. 지도자는 때로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발언을 마쳤다.

당초 비공개로 전환될 예정이던 의총은 김 후보가 곧바로 퇴장하면서 소란스러워졌다. 단일화를 촉구하는 의원들의 항의와 고성이 이어졌고, 김 후보에게 '일격'을 맞은 권성동 원내대표는 결국 의총 정회를 선언했다.

전날 김 후보 토론 불참 선언 후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까지 당원들과 국민을 대상으로 후보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후보의 11일 이전 단일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국민의힘은 여론조사를 토대로 한 전국위원회 소집 등 후보 교체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르면 이날 오후 법원이 결론낼 것으로 보이는 김 후보가 제기한 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과, 김 후보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낸 전국위·전당대회 개최 중단 가처분 신청 결과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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