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시멘트업계의 탄소 중립을 위해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화석연료 대신 폐플라스틱, 폐타이어와 같은 가연성 폐기물, 즉 순환 자원을 재활용하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내 시멘트 업계가 제시한 '2050년 탄소 중립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CCS)과 같은 연구·개발(R&D) 개발도 중요하지만, 재활용 자원이나 저탄소 혼합시멘트를 활용한 대안이 비용이나 자원순환 측면에서 효율적이란 판단이다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가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 신화월드에서 개최하는 '3RINCs 2025(The 3R international scientific conference on material cycles and waste management) 국제학술대회(이하 3RINCs)'에서 시멘트 특별 세션이 포함됐다.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577f3fa874925a.jpg)
김진효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12일 제주 신화월드에서 열린 '3RINCs 2025(The 3R international scientific conference on material cycles and waste management) 국제학술대회(이하 3RINCs)'의 시멘트 특별 세션에서 '한국 시멘트 산업의 현황 및 미래 시사점 배출권거래제(K-ETS)' 주제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에서 시멘트업계가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대체하는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가연성폐기물(순환자원) 재활용이나 비탄산염 대체와 같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대한 인센티브를 한층 강화해 기업들의 지속적인 탄소 저감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온실가스 규제의 제도 개선은 물론이고 산업 경쟁력과 균형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이 필수"라며 "경기 변동에 민감한 시멘트 업종의 특성을 충분히 감안한 배출권 할당 방식 도입을 통해 기업의 제도 이행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는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크고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 규모가 큰 업종이다. 국내에서는 철산, 석유화학 다음으로 시멘트 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
일반적으로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석회성 소성과 화석연료인 유연탄 연소 등으로 인해 1톤의 시멘트를 만들 때마다 약 0.8~0.9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에 비해 전세계적인 인프라 개발 수요로 세계 시멘트 생산량은 현재 연간 42억톤에서 오는 2050년에는 60억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돼 이산화탄소 발생 부담이 커지고 있다.
관건은 제조공정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인프라 개발에 필요한 시멘트 수요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김진만 공주대 교수도 '한국 시멘트 산업 : 탄소 중립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인프라 개발이 가속화돼 시멘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탄소 배출량 감축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오는 205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시멘트업계 자체적으로 시설 및 R&D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뿐 아니라, 기업의 실행을 뒷받침하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혁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앞서 국내 시멘트업계는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3410만톤에서 오는 2030년까지 12% 감축한 3001만톤, 오는 2050년까지 53% 수준인 1603만톤으로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원료부문에서 석회석은 슬래그와 석탄재(12%)로 일부 대체하고, 혼합재 사용량을 20%까지 증가시켜 혼합 시멘트의 생산 비중을 높인다. 연료부문에서 화석연료인 유연탄은 폐합성수지(60%)와 수소(40%)로 완전히 대체한다는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혁신 로드맵으로 △클링커 생산 시 슬래그 및 플라이애시(석탄재)와 같은 탈탄소 원료 대체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의 혼합재 함량을 높이는 기술 △새로운 혼합재 및 혼합 시멘트 제조 기술 개발 △기존 유연탄을 순환 연료로 대체하는 기술 등도 제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상용화와 표준화를 달성, 오는 2050년까지 모든 시설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CU·CCS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뒤따르기 때문에 제도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CCU·CCS와 같은 기술 상용화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기술 상용화로 인한 전체 탄소 배출 감축 규모가 전체 목표액의 40%를 차지하는만큼 중요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순환자원을 재활용하거나 혼합 시멘트, 바이오매스 연료를 활용한 시멘트 제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피터 호디노트 전 유럽시멘트협회장 겸 라파즈 그룹 부회장은 "CCU·CCS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기 위해선 이산화탄소 배출을 위한 탄소 가격이 톤당 150~170유로(원화기준 약 23만7150~26만8770원) 수준까지 높아져야 하는데 그럼 오는 2030년 중반까지 시멘트 가격이 톤당 250유로(39만5250원)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에서 생산되는 시멘트의 약 80%는 순환 자원 재활용 대체 연료를 활용해 제조되고 있으며, 약 25%는 저탄소 순환 자원이 혼합 시멘트의 클링커 대체재로 재활용되고 있다"며 "비용 효율성을 고려할 때 순환자원 재활용에 우선 집중하고, CCU·CCS는 전체 감축의 20%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가 개최한 3RINCs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한국·중국·일본·호주 등 20여개국 폐기물 자원순환 분야 전문가 500여명이 참여한 자리다. 지난 2015년 대전에서 개최한 이후 10년 만에 개최해 국내외 탄소 중립 전략과 순환자원 활용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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