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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노바메이트' 브레이크 없는 질주


국산 40호 신약 후보에 우뚝⋯동아에스티와 생산·판매 '맞손'
"美서 먼저 입지 다진 사례⋯역진출 방식, 경쟁력 입증한 것"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SK바이오팜의 성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만간 탄생할 국산 40호 신약의 유력 후보로 등극하면서다. 1999년을 시작으로 25년간 이어온 국산 신약 개발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질 전망이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SK라이프사이언스 주최 '2025 내셔널 세일즈 미팅'에서 올해 목표와 성장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에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2025.02.13 [사진=SK바이오팜 제공]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SK라이프사이언스 주최 '2025 내셔널 세일즈 미팅'에서 올해 목표와 성장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에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2025.02.13 [사진=SK바이오팜 제공]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40호 국산 신약 후보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와 큐로셀이 개발한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림카토'다. SK바이오팜은 이미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 출시해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파트너사인 동아에스티가 올해 2월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해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임상, 판매까지 전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해 상업화에 성공한 약물이다. 뇌의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과 억제성의 균형을 정상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를 복용한 환자 중 28%가 발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발작소실 효과를 보였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의 완전발작소실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뒤, 2020년 2분기부터 직접판매 전략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후 19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했다. 2020년 2분기 매출은 21억원이었고, 2021년 1분기에는 100억원, 2023년 1분기에는 5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1000억원을 넘겼고, 올해 1분기 매출은 1333억원을 기록해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SK바이오팜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은 1444억원이다.

SK바이오팜은 시장 규모가 큰 미국에 먼저 집중한 뒤,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세노바메이트가 올해 안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이르면 내년 말 출시될 전망이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생산시설과 유통망 등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를 포함한 30개국에서 허가, 생산, 판매를 맡을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은 만큼, 국내에서도 신속한 허가 및 급여 등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SK라이프사이언스 주최 '2025 내셔널 세일즈 미팅'에서 올해 목표와 성장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에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2025.02.13 [사진=SK바이오팜 제공]
[사진=SK바이오팜(위)·동아에스티]

큐로셀의 경우 지난해 12월 식약처에 림카토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국내에서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최종 허가 신청까지 한 첫 사례다. 이 약물은 환자의 면역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CAR를 발현시키도록 조작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회사에 따르면 림카토는 임상 2상에서 67.1%의 완전관해 비율(CRR)을 보이며 안정성을 입증했다. 완전관해는 암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의미한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내로 품목허가를 받은 뒤 하반기 시장 출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림카토가 허가를 받으면 '킴리아', '카빅티'에 이은 국내 세 번째 CAR-T 치료제가 된다.

현재까지 국산 신약은 총 39개가 있다. 최근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커지면서 신약이 탄생하는 주기도 단축되는 추세다. 2022년 대웅제약의 36호 신약인 '엔블로' 이후 신약 허가가 주춤했지만, 지난해 두 건의 신약이 탄생한 데 이어 올해도 39호 신약이 나왔다. GC녹십자가 개발한 탄저백신 '배리트락스'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세노바메이트, 림카토, LG화학의 '티굴릭소스타트'가 39호 신약 후보로 거론됐으나, 배리트락스가 깜짝 등재되며 순서를 앞당겼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티굴릭소스타트의 임상 3상을 중단했다. 경제성 측면에서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1999년 SK케미칼이 개발한 국산 1호 신약 '선플라주'의 등장 이전까지는 수입 의약품이나 제네릭(복제약)이 중심이었다”며 “SK바이오팜처럼 후보물질 발굴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사례는 드물지만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은 리스크가 큰 분야지만, 해외 시장에서 먼저 성과를 거둔 후 국내 허가를 받는 역진출 방식이나 고가 치료제의 국산화 사례가 늘고 있는 현상은 산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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