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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의 '반격'⋯"해답은 '원래 잘하던 것'" [유통 인사이트]


이마트·롯데백화점 1Q 호실적 내며 쿠팡 천하 속 '눈길'
체험·공간 앞세운 본업 경쟁력 강화하며 소비자 이끌어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37)씨는 최근 오프라인에서 장을 보거나 쇼핑하는 횟수가 늘었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오프라인 쇼핑의 재미를 되찾으면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이커머스 장보기의 편리함에 흠뻑 빠져 할인 행사가 아니라면 직접 매장을 찾는 건 드물었는데, 요즘은 가족과 대형마트·복합쇼핑몰에 자주 간다. 그는 "여전히 생필품은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형마트의 경우 먹거리가 풍부해지면서 눈으로 보고 사는 만족감이 크다"며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이벤트도 많아진 것 같아 아이와 함께 나들이 겸 향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이마트 행사 기간 할인 품목인 삼겹살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졌다. [사진=아이뉴스24 DB]

유통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채널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이커머스가 급성장한 몇 년 새 갈고 닦은 본업 경쟁력 강화의 성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어서다. 온라인에 빼앗긴 소비자들을 다시 불러들이며 전통적인 유통 강자의 면모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238.2% 증가한 '깜짝 실적'을 냈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7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다. 이마트 별도로 봐도 매출 4조6258억원과 영업이익 133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0.1%, 43.1% 늘었다.

이마트는 이번 실적에 대해 오프라인 유통의 '3박자'인 가격, 상품, 공간에 대한 그간의 혁신이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포인트를 내세우고,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는 신선식품을 키워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현점·목동점·용산점의 리뉴얼을 단행하고, 죽전점은 '쇼핑몰형 식품매장' 스타필드 마켓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경기 불황으로 '가성비'를 우선으로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인기를 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도 큰 몫을 했다. 지난 2월 문을 연 마곡점은 개점 직후 3일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지난 3월 말까지 트레이더스 23개 점포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서울의 한 이마트 행사 기간 할인 품목인 삼겹살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졌다. [사진=아이뉴스24 DB]
롯데백화점 본점 그라프 매장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대형마트에서는 이마트의 선전이 두드러졌다면, 백화점에서는 롯데쇼핑이 눈길을 끌었다. 롯데백화점 1분기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던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지만, 효율화 작업 덕을 봤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대형 점포를 재단장하고,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폐점한 바 있다.

특히 백화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품을 분야를 강화하며 매출 비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VIP들을 붙잡았다. 본점의 경우 지난 3월 '반클리프 아펠'과 '그라프'를 오픈하며 메이저 하이주얼리 브랜드를 확대했다.

오프라인 채널들이 '원래 잘하던 것'에 힘을 쏟자 소비자들도 반응했다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 고객 이탈을 막고, 체험형 쇼핑 가치를 높이겠다는 절박함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각 사]

각 기업의 수장들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2025년은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본업이란 오늘의 신세계그룹을 있게 한 성장 엔진이고, 엔진의 핵심 연료는 1등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고객은 우리의 존재 기반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사업이어야 한다"며 "사업 전반을 고객 관점에서 검토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5년 만에 롯데쇼핑 등기이사로 복귀하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들 기업은 이커머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쿠팡이 무섭게 치고 나가며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 천하 속 수익성을 깎아 먹으며 아픈 손가락이 됐다. 이미 소비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만큼 이커머스 사업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지만, 향후 본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무리한 온라인 투자는 의미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1분기 실적에서 수익성이 악화한 기업들도 본업 경쟁력을 위한 투자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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