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서초구에서 3000가구 대단지 아파트 입주를 한달여 앞두고 전세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전세물건이 줄어든 상황에서 단비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서울 전셋값 상승 흐름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 공사 현장. 2025.02.12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41627fec31137d.jpg)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 서초구 전세 매물은 5793건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3804건이던 매물은 52.2% 늘어나며 서울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했다.
서초구 매물 증가는 신축 대단지 입주 영향이다. 오는 6월 3307가구 규모인 잠원동 메이플자이가 입주를 시작한다. 지난해 2월 1·2순위 청약 결과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이 몰려 흥행한 단지다. 수요자가 선호하는 잠원동 입지에 지하철 7호선 반포역 역세권이고 반포르엘과 래미안원베일리 등 고가 단지가 인접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된 만큼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지난해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실거주 의무 시작 시점을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후 3년 이내'로 바꾸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청약 당첨자 입주 전 전세를 놓을 수 있게 됐다.
서울 전체적으로 입주 물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3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입주를 앞두며 전세 시장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 수요가 아파트 시장에 유입되고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첫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36.62로 1년 전 기록한 134.83보다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공인중개사무소 설문 결과를 지수화한 통계로 100보다 클수록 매수자가 매도자 대비 많다는 의미다.
동시에 업계에서는 대단지가 입주할 경우 발생하는 전세 가격 하락 현상이 메이플자이에서는 나타나지 않거나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단지가 입주할 경우 수요 대비 공급이 늘어나며 지역 전셋값이 하락하지만 강남권의 경우 입주를 원하는 수요가 많아 공급량이 늘어나더라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전셋값 강세를 예견하는 대목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파포 전용 39㎡는 6억5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돼 최고가가 나왔다. 또한 전용 84㎡도 지난 3월과 4월 12억원에 전세 거래돼 신고가가 나왔다.
올파포 입주를 앞두고 강동구와 인근 지역 전셋값이 약세를 보였지만 그마저도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동구 전셋값은 올해에만 1.03% 상승하며 서울 자치구 중 송파구(1.56%)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서초구의 경우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시와 정부가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을 거듭하면서 강남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커진 탓이다.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 공사 현장. 2025.02.12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5ae7a7e43db55c.jpg)
KB부동산 기준 서초구의 4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은 45.4%로 2023년 9월(45.2%)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 평균 전세가율 53.52%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강남권은 신축에 대한 거주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지역"이라며 "수요가 없는 지역은 공급이 많으면 전월세 가격이 하락하지만 강남권은 신축 단지에 수요자가 몰리면서 전월세 가격을 주도해 오히려 인근 지역 전월세 가격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또한 "올림픽파크포레온과 메이플자이 모두 전셋값이 상승하는 시기에 입주를 진행하는 단지라 한시적으로 지역 전셋값에 영향을 주더라도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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