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4·3 영령님들께 삼가 고합니다. 2025년 4월 11일, 제주 4·3의 아픔과 진실을 담은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기록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봉헌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d6cad4d8cac9f.jpg)
양성주 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은 지난 18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봉헌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제주4·3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고했다. 봉헌식이 진행되는 내내 폭우가 쏟아져 참석자들은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들고 영령들을 기렸다.
앞서 지난 4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는 제주 4·3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승인했다. 유네스코는 인류가 보존해야 할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기록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다. 기록물의 중요성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일하고 희귀해 완결성을 갖춘 기록이어야 한다.
제주4·3기록물은 진실 규명과 화해의 과정을 담은 1만4673건의 역사적 기록을 담고 있다.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와 옥중 엽서(27건), 희생자와 유족들의 생생한 증언(1만4601건), 시민사회의 진상규명 운동 기록(42건), 정부의 공식 진상조사보고서(3건) 등이 포함됐다.
양 부회장은 "오랜 세월, 말할 수 없었던 슬픔과 아픔의 진실이 침묵을 깨고 세계의 기억, 인류의 기억이 됐다"며 "이 모든 것들은 4·3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 연구자와 활동가, 나아가 진실을 외면하지 않은 모든 이들의 연대와 헌신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오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열린 4·3 기록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봉헌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b3f379d52415c.jpg)
4·3 기록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억압된 기억에 대한 기록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 오랫동안 '빨갱이'란 오명을 뒤업어 쓴 채 고통받아 온 4·3 희생자와 유족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증언을 이어갔으며, 제주도민들과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상규명에 참여했다.
화해와 상생의 기록이란 평가도 나온다. 가해자였던 사람들을 포용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제주 지역 사회의 노력이 담겼다는 것이다.
봉헌식에 참석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는 "오늘 우리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쓴다. 4·3 기록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인류의 양심이 제주인의 숭고한 여정에 귀 기울였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며 "이제 제주 4·3은 세계의 기억이 됐고, 이 땅의 상처와 극복 과정은 인류 전체의 성찰이 됐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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