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조경태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age.inews24.com/v1/3d3d002fd585a7.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오는 8월 22일로 확정되면서 당대표 후보 대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전대 역시 지난 대선후보 선출과 같이 탄핵 찬반을 축으로 한 양 측 구도가 재연되고 있는 가운데, '찬탄(탄핵 찬성)파'로 분류되는 쇄신 성향 주자들은 조직·지지 기반이 탄탄한 친윤(친윤석열)계 반탄(탄핵 반대)파에 맞서 일단 조심스럽게 연대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22일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조경태·안철수 의원과 양향자 전 의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과 장동혁 의원, 장성민 전 의원 등 6명이다. 이들 가운데 조·안 의원과 양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부터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둬온 인물들로, 출마 전후에도 '절윤'(絶尹)을 통한 당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김 전 장관, 장 의원, 장 전 의원은 당내 분열보단 '단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들은 '총구를 밖으로 돌리자'는 기조 아래, 최근 당 안팎의 쟁점으로 떠오른 윤희숙 혁신위발 인적쇄신 요구에도 선을 그었다.
전당대회 룰이 현행 '당원 80%, 여론조사 20%'로 확정된 가운데, 보수 야권에선 텃밭이자 당원들이 몰려 있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기반의 친윤계가 조직력을 동원할 경우,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한 쇄신파의 열세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극우 인사 전한길씨의 가세도 쇄신파들에게는 부담이다. 이달 초 국민의힘에 입당한 전씨에 대해 지도부는 일단 비상계엄 옹호 언행 등에 대해 별도 조사와 보고를 지시하는 등 일부 선을 긋고 있지만, 당권주자인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은 오히려 전씨를 품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0일 출마 선언에서 전씨 입당에 대해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어도 하나로 녹여서, 더 뜨겁고 새로운 용광로 같은 조직을 창조할 수 있는 당이 국민의힘"이라고 했다.
장 의원도 출마 선언 이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민의힘 지지자"라며 전씨를 두둔했다. 전씨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입당하면서 10만명이 넘는 전한길TV 시청자가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다"고 주장한 만큼 찬탄파 주자들이 그의 지지기반을 의식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조경태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age.inews24.com/v1/5e3595c916ceb7.jpg)
레이스 초반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게 된 쇄신파 주자들은 이에 '자체 연대'를 대응 전략으로 고려하는 모양새다. 각자도생으로는 원내와 원외 모두 굳건한 친윤계 세를 깨기 쉽지 않은 만큼 길게는 '단일 후보'까지 염두에 두고 '원보이스'를 내자는 것이다.
시동을 건 주자는 안 의원이다. 안 의원은 지난 주말 당내 쇄신파 대표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하고 전씨 입당에 따른 당 우경화 우려를 공유했다. 한 전 대표 역시 여전히 전대 출마를 저울질 중인 만큼, 보수 야권 일각에선 두 사람이 당권 구도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조 의원은 전날 공식 출마와 동시에 혁신 당권주자 전원에게 '국민 100%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경선을 공개 제안하며 연대 움직임을 더욱 구체화시켰다. 조 의원은 "혁신의 길에 동참할 분들은 모두 단일화해야 한다"며 "국민 100%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요청드리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사자들은 구체적 단일화 논의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안 의원은 전날 오후 중앙당사에서 윤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직 단일화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아직 출마자도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빠른 주장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혁신 세력의 연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경쟁을 통한 검증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단일화보다는 '다자구도 속 혁신경쟁'이 쇄신 진영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혁신 경쟁 활성화를 통해 '인위적 당권구도 정리'가 아닌 당원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또다른 쇄신파 당권주자인 양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쇄신파, 비쇄신파가 1대1로 대결하면 친윤이나 반윤이냐의 싸움이 돼버릴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친윤계가 역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쇄신파의 힘을 키우자는 조 의원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쇄신파에서 더 많은 주자들이 나와 '혁신 경쟁'을 치열하게 하는 것도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쇄신파의 세 반전을 위한 전략 고민이 깊어지는 와중에 당 안팎에선 진영 내 '팬덤'을 뚜렷하게 갖춘 한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한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곧 최종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쇄신파를 중심으로는 한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이미 출사표를 던진 조·안 의원과 양 전 의원과의 원만한 관계 속 '내부 정리'는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한 전 대표에 대한 구주류 친윤계의 거부감이 강한 만큼, 본선 경쟁력 확보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조경태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age.inews24.com/v1/99b1ade1751b5f.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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