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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지 위약금이 220만원"…가전 구독 소비자 불만 늘어


소비자단체협의회, 가전 구독 관련 민원 100여건 접수
해지 조건·위약금 구조 사전 고지 부족하다는 지적도
"금융상품처럼 구독 가전도 '불완전판매' 적용할 필요"
업계 "고객 목소리 경청 보완 필요한 사항 반영 노력"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가전제품 구독형 렌탈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중도 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을 청구받는 등 소비자 불만도 함께 늘고 있다. 해지 조건과 위약금 구조에 대한 사전 고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2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가전제품 구독서비스 관련 민원이 100여건 가까이 접수됐다. 대부분 계약 당시 해지 조건이나 위약금 구조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거나, 위약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내용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 관계자는 "요즘 가전제품 렌탈 품목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다"며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독형 렌탈은 초기 구매 부담 없이 최신 가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계약은 일정 기간 이용을 전제로 하며,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이 발생하는 구조다.

문제는 제품이나 위약금 구조에 대한 사전 설명이 부족한 상태로 계약이 체결되고,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이 예상보다 과도하게 책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OO사 제휴카드를 만들고 보험구독서비스에 가입한 A씨는 세탁기를 구매한 지 일주일 만에 해지를 요청했으나, 220만원의 위약금이 청구됐다.

A씨는 "세탁기 실구매가는 450만원이었고, 6년간 구독 서비스 비용은 165만원인데 서비스를 해지했을 뿐인데도 위약금이 제품 가격 절반 수준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 B씨는 OO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점 상담을 예약하고 정수만 가능한 제품을 계약했지만, 냉·온·정수 기능 유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 오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전화 상담도 온라인 계약과 마찬가지로 실물 제품을 보지 못하고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해지 위약금이 온라인(15만원) 대비 지점 상담 경로(44만2000원)와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C씨는 지난 6월 초 로봇청소기를 구독하면서 "수도관 6m 이내 자유로운 설치" 안내를 받고 계약했지만, 설치기사로부터 "법적으로 싱크대장 안에만 설치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말을 따라 별도 수납장을 25만원 들여 설치했으나, 실제로는 그의 말이 법적 기준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제품 고장까지 발생했지만 회수 지연 등 책임 있는 대응은 커녕 기업 측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상품의 경우 '불완전 판매'라는 규정을 통해 소비자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전자제품 구독 서비스에는 이 같은 제도가 적용되지 않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구독형 가전도 금융상품처럼 '불완전판매' 개념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위약금 등 주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계약을 유도하는 것은 공급자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도 기본 정보를 확인할 책임이 있지만, 공급자는 수많은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만큼 고지 의무가 있다"며 "중요 계약 내용을 소비자가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계약서에 표시하고 확인을 받는 방식이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혹은 지점 구매든 모든 구매 채널에서의 위약금 기준은 동일하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생소한 가전 구독 프로세스 때문에 해지 절차나 비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 현장에서 고객에게 해약금, 설치 관련 필수 인지사항, 요금 등 주요 참고사항을 주의깊게 설명해드리고, 구독 계약서에도 계약 관련 주요 사항을 '고객확인사항'에 기재해 강조하고 있다"며 "또 구독 관련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구독 정책과 제도에 반영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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