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AI 기반 ‘119 신고 접수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서울시는 총 720개의 119 신고 회선을 운영 중이지만 대형 사고 발생 시 통화량이 몰리면 ARS 대기로 전환되며 접수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최대 240건의 신고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AI 콜봇’을 개발해 적용했다.
AI 콜봇은 신고자로부터 음성으로 사고 유형과 위치를 파악한 뒤 긴급도가 높은 신고는 접수요원에게 우선 전달해 즉시 현장 대응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동시에 동일 지역에서 유사 신고가 반복될 경우 화재나 붕괴 등 복합 재난 가능성까지 분석해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시범 도입 이후 4개월간 AI 콜봇이 처리한 신고는 총 1만1434건이며 이 중 2250건이 긴급 신고로 분류돼 신속한 대응이 이뤄졌다.
시는 향후 폭주 상황 외에도 평상시 일부 119 신고 전화(5개 내외)에도 AI 콜봇을 적용하고 더 나아가 도로 침수나 배수 불량 같은 일상 재난 민원까지도 AI가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재난종합상황정보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은 올해 개발에 들어가 2026년 하반기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초기에는 AI가 수집·판단한 정보를 사람이 실시간으로 검토하는 이중 감시 체계를 도입해 안정성과 신뢰도를 함께 확보할 방침이다.
이번 AI 콜봇 도입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재난 대응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고영향 AI’의 첫 사례다. 단순 자동 응답을 넘어서 실제 판단과 대응 기능을 포함해 시민 생명을 지키는 실효적인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협력해 공공 AI의 안전성과 책임성을 평가하는 신뢰성 검증도 병행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14일 ‘서울시 AI 기본 조례’를 공포한 바 있다.
서울시는 ‘AI 콜봇’ 운영을 시작으로 단순 자동화나 응답 수준을 넘어서 실제 판단과 대응을 수행하는 ‘공공형 생성 AI’를 일반 행정서비스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AI가 생명을 지키는 도구가 된 만큼 기술의 신뢰성과 시민의 믿음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AI 기술이 시민의 안전 속에서 작동하도록, 제도적 기반과 공공 AI 생태계를 조화롭게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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