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영하 30도(℃), 시속 70km의 강풍 속 눈보라를 맞으며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이 환경시험동 챔버(시험실)에서 주행 테스트 설비인 섀시 다이나모미터(Chassis Dynamometer) 위를 쉬지 않고 달린다. 영상 50도의 폭염 속을 재현한 챔버 안에서도 테스트가 이뤄진다. 길고 매끄럽게 다듬어진 공력 시험용 테스트 차량 위로 하얀 연기가 차의 실루엣을 따라 흐르며 공기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6579d889c1ed32.jpg)
23일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혁신 전초 기지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았다.
1996년 설립된 남양기술연구소는 신차와 신기술 개발을 비롯해 디자인, 설계, 시험, 평가 등 차량 개발의 전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승용차부터 상용차까지 전 차종을 개발하는 남양기술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실현하는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차·기아는 품질과 성능, 사용자 경험 등 제품 전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실증 기반의 개발 역량을 키우고 있다. 각종 주행 환경과 주행 조건을 모사한 시험을 통해 차량의 신뢰성과 감성 품질까지 정교하게 다듬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차량의 실제 주행 환경을 유사하게 구현한 다양한 연구개발(R&D) 시설 가운데 △자동차 풍동 시험을 진행하는 '공력시험동' △다양한 기후 조건으로 차량의 열관리 성능을 연구하는 '환경시험동' △차량의 핸들링과 승차감 성능을 개발하는 'R&H성능개발동' △소음과 진동을 해석하고 차량의 감성 품질을 구현하는 'NVH동'을 둘러봤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9124bbbe07e93d.jpg)
공력시험동, 공기의 흐름을 바꾼다⋯세계 최저 공기 저항 계수 0.144 달성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공력 성능 개발 역량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1회 충전으로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차와 공기역학의 관계는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공력성능은 전비, 주행 안정성, 동력성능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에 제조사들은 자동차의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공기의 저항력 계수, 즉 공기저항계수(Cd)를 낮추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남양기술연구소 공력시험동은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의 공력 성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개발하기 위해 특수 설계된 연구 시설이다. 총면적 약 6000제곱미터(m2) 규모로 축구장 한 곳의 크기와 맞먹는 이 공간에는 대형 송풍기, 지면 재현 장치 등 실제 주행 환경을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설비들이 집약돼 있다.
이 중 핵심은 단연 대형 송풍기다. 3400마력의 출력으로 바람을 일으켜 차량 속도 기준 200km/h까지 재현할 수 있다. 직경 8.4m에 달하는 송풍기의 날개는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소섬유 복합 소재로 제작됐다. 실제로 100km/h 속도의 바람을 만들 때 발생하는 소음은 약 54데시벨(dB) 수준으로 일반 사무실 정도의 정숙함을 유지한다.
또 주행 시 지면 환경을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시험실 바닥에는 총 다섯 개의 회전 벨트가 설치된 턴테이블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지면을 재현한 평가가 가능하다. 차량의 네 바퀴 아래, 차량 하부 바퀴 사이 바닥면에 벨트를 함께 회전시킴으로써, 바퀴의 구동뿐만 아니라 지면과 차량 하부 사이에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어 신뢰도 높은 공력 성능 평가가 가능해진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6b235a3140124b.jpg)
이날 공력시험동에는 세계 최저 공기 저항 계수 0.144를 달성한 '에어로 챌린지 카'로 시험을 시연했다. 이 차는 현대차∙기아 공력개발팀이 다양한 공력 성능 개선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콘셉트카다. 지금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초저항력 콘셉트카의 Cd값이 0.19에서 0.17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기아의 높은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다.
이의재 공력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에어로 챌린지 카'가 최고 수준의 공력 성능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액티브 카울 커버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 △액티브 리어 디퓨져 △통합형 3D 언더커버 기술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각각의 기술들이 모두 함께 작동될 때 최적의 공력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들은 공력개발팀이 선행 기술력 확보 차원에서 자체 개발한 것이다. 당장 양산에 적용되지 않지만 향후 지속적인 성능향상과 검증 과정 등을 통해 공력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요소 기술로 활용할 방침이다.
여러 공력 기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은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와 액티브 리어 디퓨져였다. 에어로 챌린지 카 후면에 숨겨져 있던 블레이드와 디퓨져가 뒤쪽으로 나오면서 리어오버행 길이가 40cm 연장되는 장치다. 차량 측면과 바닥 길이가 확장되는 효과를 통해 측면 와류와 후류를 억제하거나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액티브 카울 커버도 인상적이다. '카울'은 윈드쉴드 글라스와 보닛이 만나는 부분을 칭한다. 일반적으로 카울 위에는 커버와 와이퍼가 부착돼 있으며, 카울 커버와 윈드쉴드 글라스 사이에는 약간의 단차가 있다. 차량이 주행하면 이 부분에 정체되는 공기압이 발생해 공력 성능을 저감시킨다. 하지만 '액티브 카울 커버'를 작동시키면 커버가 윈드쉴드 글라스 쪽으로 확장돼 단차를 해소하게 되며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생긴다.
이어 '에어로 챌린지 카'에 연기를 분사해 차량 주변의 공기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유동 가시화 시험'도 진행됐다. 각각의 기술이 작동될 때마다 공기 흐름 변화와 공력성능 개선 효과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박상현 공력개발팀 팀장은 "전기차 핵심 경쟁력으로 손꼽히는 1회 충전 주행거리(AER)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해, 외관 디자인부터 차량 하부 설계, 공력 신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15746659dfa8b9.jpg)
환경시험동, 폭설 내리는 영하 30도 조건에서 전기차 테스트
새로운 자동차가 개발을 거쳐 최종 양산되기까지는 수많은 시험실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50℃에 달하는 사막 기후와 영하 기온의 설원 같은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과 쾌적한 실내 환경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시험동은 다양한 기후 조건에서 차량의 성능을 검증하는 출발점이다. 이곳은 차량의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모든 시스템의 성능 개발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는 엔진과 변속기의 냉각 성능, 냉난방 공조 성능, 실내 쾌적성까지 차량 내 주요 열 관련 시스템의 모든 성능을 연구한다.
특히 전동화 차량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배터리, 수소전기차의 스택, 전장 부품, 자율주행제어기 등 열에 민감한 전기·전자 부품의 회로 설계와 성능 검증, 공조 전비 개선까지 담당 범위를 넓히며 역할이 한층 확대되고 있다.
환경시험동의 핵심 시설은 전 세계 다양한 기후와 주행 조건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는 환경 풍동 챔버다. 환경 풍동 챔버는 온도, 습도, 풍속, 밝기 등 다양한 환경 조건을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으며, 차량의 주행 부하와 속도까지 정교하게 제어 가능하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dfc4e9ce0fe80a.jpg)
환경 풍동 챔버는 시험 환경에 따라 고온 풍동, 저온 풍동, 강설 풍동으로 구분되어 차량의 다양한 사용 조건을 재현한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50℃ 고온의 중동 지역, 영하 30℃ 혹한 지역의 강설 환경 등 세계 각지의 극단적인 기후를 그대로 구현하며, 냉·난방 공조 시스템과 배터리 열관리 성능을 검증한다.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는 단순한 열효율 향상을 넘어, 주행 안정성과 실내 쾌적성, 전비 효율까지 전반적인 차량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된다.
여러 환경 챔버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곳은 강설 강우 환경 풍동 챔버였다. 이곳에서는 앞서 방문한 저온 환경에 더해, 눈과 비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장치가 추가로 구동되고 있었다. 챔버 내부 온도는 영하 30℃로 설정돼 있었고 현대차 아이오닉 9이 시험대에 올라 있었다. 시험이 시작되자 차량 앞에서 거친 눈보라가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챔버 내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눈보라가 거세졌다.
홍환의 열에너지차량시험2팀 연구원은 "눈이 쌓여 배터리나 전장 계통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그리고 프렁크에도 눈이 들어가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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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성능개발동, 정교한 데이터로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 성능 구현
자동차의 주행 감각은 단순히 수치로만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다. 노면의 충격을 얼마나 부드럽게 걸러내는지, 선회 시 차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운전자는 안정감과 동시에 주행의 즐거움을 느낀다. 특히 R&H(Ride & Handling) 성능은 파워트레인(동력장치)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차종에 공통으로 요구되는 기본 역량이다. 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전기차를 막론하고 R&H 성능은 차량 완성도의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면서 R&H 성능은 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전기차는 과거 슈퍼카 급에서나 구현 가능했던 가속력을 낼 수 있어 고속 영역에서의 주행 안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뿐 아니라, 차량 하중 증대로 서스펜션과 타이어에 가해지는 부담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남양기술연구소의 R&H성능개발동은 차량의 주행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하고 개발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 시험 시설로 구성돼 있다. 지면에 닿는 타이어부터 서스펜션 모듈과 실차 평가에 이르기까지 현대차·기아의 R&H 연구개발이 한창이었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fd50814085dcf7.jpg)
차량의 주행 성능을 결정하는 R&H 개발은 모든 주행 성능의 근간이 되는 타이어 개발로부터 시작한다. 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고속 타이어 유니포미티(Uniformity) 시험기였다. 시험실 안에서는 커다란 드럼 위에 고정된 타이어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었다.
최고봉 주행성능기술팀 책임연구원은 "타이어는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미세한 불균형으로 진동이 발생한다"며 "해당 시험기는 타이어 진동 유발 정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게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시험기는 최대 시속 320km까지 회전하는 드럼 위에서 타이어를 굴려 진동 발생 여부를 측정한다. 또 드럼 위에 작은 클릿(Cleat)을 부착해 타이어가 요철을 통과할 때 움직임을 파악하고 승차감 특성까지 평가할 수 있다.
타이어 특성 시험기는 타이어의 강성과 접지 특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서 살펴본 시험기와 달리 실제 도로와 유사한 평평한 벨트 위에서 타이어를 굴린다. 회전하는 타이어의 조향각 등을 변화시켜 타이어가 만들어내는 힘과 반응 속도를 정밀하게 측정한다. 시험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는 차량 시뮬레이션용 가상 모델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차량의 핸들링 특성을 연구개발하는 핸들링 주행시험기 장치 위에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 단단히 고정돼 있었다. 차량 앞에는 120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상의 주행 환경이 그대로 표시됐다. 차량 안에는 운전자 대신 주행 로봇이 설치돼 있었다. 이 로봇은 스티어링 휠이나 페달 조작은 물론 수동 변속기도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다.
시험이 시작되자 코나 일렉트릭은 제자리에서 바퀴를 굴리기 시작했고, 마치 실제 도로 위를 달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어서 주행 시뮬레이션에 따라 차량의 선회 상황을 재현했다. 이는 차체와 지면간의 미끄러짐 각도(Slip angle)를 구현해 핸들링 성능을 측정하는 것이다.
김성훈 주행성능기술팀 연구원은 "이 시험기를 통해 다양한 노면 조건과 한계 상황을 반복적으로 시험할 수 있다"며 "특히 스티어링 응답이나 차량의 거동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하는 데 큰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승차감 주행시험기는 다양한 노면 조건에서 차량 반응을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장비다. 실제 도로의 노면 변화를 그대로 재현해 타이어 접지면에 전달한다. 초당 최대 40회까지 입력이 가능한 승차감 주행시험기는 부드러운 아스팔트부터 요철이 많은 도로까지 여러 주행 환경을 시험할 수 있다. 또 차량뿐만 아니라 모듈 단위로 시험이 가능해 보다 정밀하게 목표한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승차감 주행시험기는 세계 각 지역의 노면 환경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 북미, 유럽, 중국 등 각 시장의 대표적인 노면 데이터를 시험기에 적용해 현지와 동일한 조건에서 승차감을 평가할 수 있다.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축적되는 이 데이터는 단순히 승차감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의 요구에 맞는 주행 품질을 확보하는 데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06797cd2a8a994.jpg)
NVH동, 소음 분석·공간음향 기술로 정숙함을 넘어 감성 품질까지 설계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행 중 느끼는 정숙성과 편안함, 즉 NVH(소음·진동·불쾌감) 성능은 탑승자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기 때문에 작은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미세한 진동 등을 탑승자가 더 민감하게 느끼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NVH 성능을 차량 경쟁력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남양기술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분석해, 정숙성과 감성 품질을 모두 충족하는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남양기술연구소의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차량이 주행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노면가진(주행 중인 자동차가 노면의 불규칙성으로 인해 받는 진동)을 구현해 차량 실내에서 들리는 소음을 평가한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5ac0d93a84f601.jpg)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10×14m 규모로, 벽면은 두꺼운 흡음재로 빈틈없이 둘러싸여 내부에 소리의 반사가 없다. 샤시 다이나모는 차량 바퀴와 맞닿아 있는 롤 표면에 실제 도로를 본뜬 패치가 부착돼 있다. 시험 조건에 따라 아스팔트, 콘크리트, 험로 등 실제 도로의 노면 질감을 그대로 구현한 패치로 교체가 가능하다.
서재준 소음진동기술팀 팀장은 "실제 도로와 최대한 동일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3D 스캔과 재료 반발계수까지 반영해 패치를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로드노이즈 시험은 소음의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설계와 소재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소음원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로 발생한 작은 진동이 현가장치나 차체 구조에서 어떻게 증폭되는지 파악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부품의 소재와 설계를 조정한다. 서 팀장은 "전기차의 조용한 주행 감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로드노이즈 시스템 성능 개발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몰입음향 스튜디오에서는 '몰입형 가상 평가 환경(VR)'을 통해 실제 도로와 유사한 시각·청각 환경을 구현해 차량의 음향 성능을 검증한다. 평가실 내부에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VR 장비가 설치돼 있었고, 연구원들은 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다양한 도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사운드를 평가했다.
VR은 외부시험로, 교차로, 터널, 실내 주차장 등 매우 다양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으로 구현된 VR은 글로벌 연구소와도 실시간으로 합동평가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복다미 제네시스소음진동해석팀 책임연구원은 "물리적으로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청각 정보만 주어지면 실제보다 더 크게 인지되는 경향이 있다"며 "VR을 활용해 시각 정보를 함께 제공하면 몰입감을 높이고 실제 주행과 유사한 조건에서 사운드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s://image.inews24.com/v1/99096ea05ca3e9.jpg)
몰입음향 청취실은 실제 차량에 탄 듯한 청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청취 좌석을 중심으로 수십 개의 스피커가 정교하게 배치돼 있었고, 한쪽 벽면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었다.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가상 도로 환경 속에서 주행 상황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데, 이와 동시에 돌비 애트모스(7.1.4채널)와 4차 앰비소닉(25채널)을 모두 청취할 수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몰입음향 청취실은 고객이 실제로 느끼는 소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앰비소닉 모드는 측정된 공간의 음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실제 주행 환경과 가장 유사한 음향을 구현하며, 돌비 애트모스는 엔터테인먼트 음향을 개발할 때 사용된다. 노정욱 제네시스소음진동해석팀 책임연구원은 "차량 주행음뿐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음향까지 모두 평가할 수 있어 고객 관점에서 종합적인 사운드 품질을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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