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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제조현장 로봇 투입이 국가 생산성 향상 핵심"


[인터뷰] 로봇 SI업체 브릴스 전진 대표
"韓 800만 중기, 로봇으로 생산효율 UP"
"1% 대기업에서 99% 중기 시장 넓혀야"
"로봇 직접 제조, 가격 낮춰 접근성 높여"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전진 브릴스 대표는 "국내 기업의 99%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제조 현장에 로봇이 공급돼 생산성 향상을 이뤄야 국가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에 'K-로봇'이 공급될 수 있도록 로봇 시스템통합(SI)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21일 인천 송도 브릴스 본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지금 로봇 업계는 사하라 사막의 모래 한 줌을 쥐고, 모래알 갯수를 놓고 다투는 상황"이라며 "전국 800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브릴스 전진 대표가 21일 인천 송도 브릴스 사옥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브릴스 전진 대표가 21일 인천 송도 브릴스 사옥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브릴스는 로봇 SI 기업으로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모듈화해 공급한다. 로봇과 소프트웨어 16가지 요소 기술을 조합해 고객에게 필요한 로봇 자동화 모듈을 만드는 것이다. 자동차, 식품, 전자, 농·수산업 분야까지 각 공정과 상황에 필요한 로봇 자동화 모듈을 공급한다.

이미 개발된 모듈에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추가해주기도 한다. 전 대표는 "얼마전에도 고객사에서 협동 로봇에 안전 관제 시스템을 요청해서 관련 기능을 활성화했다"고 설명했다.

무거운 짐을 옮기는 작업, 고기를 두드리는 작업, 페인트칠, 양산된 부품의 완성도를 확인하는 작업 등에 로봇 자동화 모듈이 이미 공급됐다. 최근에는 물건을 옮긴 후 직접 채워넣는 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다.

로봇 SI 전문기업들은 대체로 자체 하드웨어를 생산하지 않지만, 브릴스는 로봇을 직접 만든다. 송도 본사에 로봇 제조센터도 증측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대기업들은 이미 로봇 자동화가 많이 진행됐고, 필요한 로봇이 정해져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로봇을 도입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주기 위해 직접 제조에 나섰다"고 말했다.

대기업 중심의 로봇 시장의 경쟁 격화도 중소기업으로 시야를 넓힌 이유다. 이미 거래선이 정해져 있는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일본·독일 기업보다 저렴한 가격에 '원플러스원' 혜택까지 주는 곳도 적지 않아서다.

브릴스 전진 대표가 21일 인천 송도 브릴스 사옥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브릴스 전진 대표가 21일 인천 송도 브릴스 사옥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그러면서 "800만 중소기업 가운데 제조업은 40만 개 정도"라며 "중소 제조업체들이 로봇을 하나씩만 도입해도 연간 40만대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연간 로봇 소비량이 5만~7만대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최대 8배 더 큰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전 대표는 "우리는 직접 제조한 로봇과 시스템을 함께 판매해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며 "로봇 자동화 모듈화 플랫폼을 개발한 이유도 원가가 확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무거운 화물을 팔레트 위에 놓고 옮기는 팔레타이징(palletizing) 공정용 협동로봇을 도입하려면 과거엔 1억원가량이 들었지만, 최근에는 6000만~7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낮아졌다.

전 대표는 "예를들어 하루에 20㎏짜리 물건 5000개를 팔레트에 실어야 하는 공정에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투입하면 2~3달 안에 산업재해를 신청하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굉장히 많을 것"이라며 "이렇게 사람이 하기 어려운 공정을 로봇 자동화 모듈로 대체하면 생산량도 25%가량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릴스 전진 대표가 21일 인천 송도 브릴스 사옥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인천 송도 브릴스 사옥. [사진=곽영래 기자]

로봇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의 한 축이기도 하다. 제조업의 인공지능 대전환(AX)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6일 관계부처 합동회의를 열고 '제조AI 확산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전 대표도 정부가 중소기업들이 로봇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 로봇 기업들이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동안 진행돼 온 수요 기업 중심의 정부 지원 사업 외에 로봇 SI 기업들에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로봇이 현장에 적용되려면 SI 기업이 '가교(架橋)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기업들에 로봇이 공급되려면 SI 기업들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해야 한다"며 "SI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정부 지원사업을 신청할 때 제출하는 서류도 간소화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대부분 정부 지원사업을 보면 수북히 많은 서류를 내야 한다"며 "실제 중소기업에서 이만큼 서류를 준비할 수 있는 분들이 몇 분이나 계시겠냐"고 했다.

브릴스 전진 대표가 21일 인천 송도 브릴스 사옥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브릴스 전진 대표가 21일 인천 송도 브릴스 사옥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전진 브릴스 대표는

1979년 충남 홍성군 광천 출생.

대학 졸업 후 2004년부터 10년가량 미국 미시건주에 자리한 로봇 자동화 전문기업 '버크 이 포터 머시너리 컴퍼니'(Burke E. Porter Machinery Company·BEP)에서 근무했다.

BEP 소속으로 미국에 이어 중국 우시에서 일하며 미국과 중국의 로봇 자동화 시장을 두루 관찰했다.

BEP는 중국 외에 인도에도 로봇 자동화 관련 부품 공장을 운영 중이라, 미국 기업이 신흥국에서 어떻게 비용을 절감하는 지 경험했다.

로봇과 시스템 통합(SI)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2015년 귀국해 로봇 SI 기업 '브릴스'를 창업했다.

브릴스 창업 당시 자본금은 2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87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300억원이다. 미국과 유럽 로봇SI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한 덕분에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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