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종교를 각별히 존중하고 배려하는 특검 수사를 문제 삼는다면, 앞서 기울인 노력이 퇴색된다"며 통일교를 겨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교단 측 간 청탁이 오갔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팀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을 두고 "종교적 자유와 기본권 침해가 있었다"며 통일교 측이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시설과 관계자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본부에서 신도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2025.7.18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48ec0b71adcd0.jpg)
문홍주 특검보는 23일 "특검은 법원으로부터 적법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집행했고, 실제 집행 과정에서 변호인과 상의해 상호간 충분한 협조가 이뤄졌다. 총재의 양해 하에 비교적 원만히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인 측에서도 절차와 관련해 문제를 삼거나 항의한 바 없다. 집행 과정에서도 최대한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고 유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 언론이 통일교 측에 물리력을 동원했다며 거친 언사로 비난했으나 특검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해명해주기까지 했다. 일부 선정적 기사에 대해서도 확인해준 바 없고, 오히려 혐의와 무관한 것에 대한 무변별한 관심끌기용 기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개별적으로 기자들에게 알렸다"고 했다. 문 특검보는 그러면서 "특검은 앞으로도 종교에 대한 존중과 배려, 변호인들을 통한 절차 협의 등을 통해 적법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경기도 가평에 있는 통일교 '천정궁'과 서울 용산구 '가정연합 한국협회' 등을 압수수색했다.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 활동하던 윤영호씨가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특검팀은 윤 본부장이 그 대가로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대통령 취임식 초청 △와이티엔(YTN) 인수 등 통일교 현안을 김 여사에게 청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의 압수수색 이후 통일교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특검 수사 과정에서 비상식적 행위가 발생했으며, 신도들이 수십년 동안 보관해 온 성물들을 무례하게 다루며 신도들의 심정을 유린한 채 경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전날 윤 전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그가 전씨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에 등장하는 희림종합건축사무소, 수출입은행, 외교부도 압수수색했다. 모두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현안과 맞닿아 있는 곳이다.
통일교는 그러나 김 여사와 관련된 모든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개인행동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날 통일교 측은 특검팀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샤넬 가방 구매 영수증'에 대해 "문제된 물품은 윤씨 측이 법인카드가 아닌 개인카드 등으로 구입한 뒤 재정국장(윤씨 부인) 지위를 이용해 선교 물품 구매 등으로 회계 처리했기 때문에 통일교 측은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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