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의 유가족이 당시 생일잔치에 참석했던 다른 사람들도 죽이려 했다고 주장하자 경찰이 추가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23일 경찰은 유가족이 전날 제출한 의견서에서 A씨가 아들 B씨뿐만 아니라 며느리,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가정교사) 등을 모두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하자 살인예비나 살인미수 등 추가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숨진 B씨 유가족 조사는 이날 진행하지 못했고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구속영장에는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등 3개 혐의만 적시됐다.
피해자 B씨의 유족들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A씨가 아들 뿐만 아니라 생일파티에 있던 사람들을 향해서도 총을 겨눴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A씨는 생일파티를 마치고 함께 케이크를 먹던 중 편의점에 잠시 다녀온다고 말을 하고는 총기가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올라와서 피해자를 향해 총을 두 발 발사했다"며 "그런 후 피해자의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때, A씨는 총기를 다시 재정비하며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며 추격했다"면서 "며느리가 다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이 숨어있는 방문을 잠그자 수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하였으나 개문에는 실패했다"고 전했다.
유족 측은 "이 사건은 A씨가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라며 "A씨에게는 참작될만한 그 어떤 범행 동기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가정불화가 있었다"며 범행동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도 "알려고 하지 마세요"라며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구속 기간 만료일(경찰 단계)인 이달 29일까지는 수사를 최대한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인천 연수경찰서는 이날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A씨의 주거지에서 사제총기 제작에 쓰는 도구와 인화성 물질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 증거물과 관련한 정밀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A씨의 범행 준비 과정을 규명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범행에 사용됐거나 차 안에 보관 중이었던 총열(총신) 13개와 탄환 86발, 시너가 든 페트병 등도 확보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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