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고려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대학교 학생들이 밤길을 걷는 여학생을 뒤쫓아 가는 내용의 영상을 콘텐츠화해 공분을 사고 있다.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학생들이 만든 인스타그램 소모임 계정에 올라온 '흔한 전전(전기전자공학부)의 안전 귀가 서비스'라는 내용의 릴스(숏폼 영상)가 확산했다.
![일부 대학생들이 밤길을 걷는 여학생을 뒤쫓아 가는 내용의 영상을 콘텐츠화해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소모임에서 올린 영상. [사진=인스타그램 캡처]](https://image.inews24.com/v1/4139aa0506506a.jpg)
해당 영상에는 한 남학생이 인적이 없는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 여학생을 뒤에서 무작정 쫓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와 동시에 '랜덤으로 아무 여자 골라서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기'라는 자막도 달렸다.
남성이 빠른 속도로 달리며 여성을 쫓아가는 모습과 쫓기는 여성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는 모습 등은 10초 동안 이어졌다.
이 같은 영상에 '스토킹 범죄 희화화'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결국 소모임 측은 지난 17일 해당 영상을 삭제조치했다. 다만 별도의 입장이나 사과 의사는 아직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뿐만 아니라 충북대, 국립한밭대에서도 이와 비슷한 영상을 제작·게재해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지난 15일에는 국립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학생회가 이와 유사한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이틀 뒤 게시물을 삭제했고,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학생회 역시 남학생 3명이 여학생 1명을 뒤쫓는 모습을 영상화해 공유했다가 논란이 일었다.
![일부 대학생들이 밤길을 걷는 여학생을 뒤쫓아 가는 내용의 영상을 콘텐츠화해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소모임에서 올린 영상. [사진=인스타그램 캡처]](https://image.inews24.com/v1/ffd16a03bc24fb.jpg)
특히 충북대 학생회 측은 해당 영상에 '밤늦게 공부하면 위험하니까 학우 과방 빨리 데려다주기'라는 자막도 달아 더욱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학생회 측은 영상을 삭제한 뒤 "많은 여성이 두려워하는 귀갓길을 조롱하는 듯한 형식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사회적 문제를 가벼운 웃음 소재로 만들어 문제의식을 흐리게 만든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다수 대학의 이러한 영상에 누리꾼들은 "실제 저런 식으로 쫓기다 잡혀서 성폭행당하고 죽임을 당한 여성 피해자가 많다" "범죄 과정을 재현하는 영상이 웃긴가" "스토킹 범죄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을 콘텐츠화한 게 믿기지 않는다" 등 반응을 보이며 이들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 역시 연합뉴스에 "성범죄 및 스토킹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환기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촬영한 이들은 단순한 놀이로 생각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감각을 둔감화시키고 기존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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