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예년보다 이른 더위에 '빙수 시즌'이 빨리 찾아온 가운데 가격 양극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스몰 럭셔리' 트렌드를 겨냥한 특급호텔 빙수 가격은 한그릇에 15만원까지 올랐다. 다른 한편으로는 카페·베이커리 프랜차이즈들이 내놓은 5000원 안팎의 컵빙수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벨 에포크 샴페인 빙수. [사진=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https://image.inews24.com/v1/edc57f2d9597f1.jpg)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특급호텔이 판매하는 빙수는 한그릇에 최대 15만원까지 올랐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가 선보인 '벨에포크 샴페인 빙수'가 올해 최고가 빙수 자리를 차지했다. 인터컨티넨탈과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 페리에주에가 협업해 출시한 제품으로, 샴페인을 얼려 만든 샴페인 그라니타에 우유, 치즈, 아보카도 등을 곁들였다. 이 빙수에 쓰이는 페리에 주에 벨 에포크 한 병의 가격은 온라인 주류 플랫폼 기준 30만원 안팎을 오갈 정도로 고가다. 현재 벨에포크 샴페인 빙수는 15만원이란 비싼 가격에도 주말 예약은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은 제주산 애플망고를 2개 이상 사용한 '제주 애플망고빙수'를 14만9000원에 판다. 지난해(12만6000원) 대비 18.3% 오른 가격이다. 서울신라호텔 역시 지난해(10만2000원) 대비 가격을 올려 11만원에 에플망고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시그니엘서울(13만원), 페어몬트앰배서더서울(11만원) 등도 10만원 이상 고가의 빙수를 판매 중이다.
과거 소비자 심리적 가격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0만원을 훌쩍 넘긴 빙수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빙수 판매량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여력이 크게 줄었다지만, 젊은 세대 사이 일상 속 작은 사치로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확산되며 수요가 꾸준한 덕이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빙수 사진 한 장 건지기 위해 기꺼이 값을 지불하는 고객이 적지 않은 셈이다.
![벨 에포크 샴페인 빙수. [사진=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https://image.inews24.com/v1/53955f24ef62db.jpg)
다만 고가의 빙수만 인기있는 건 아니다. 올 여름은 극단적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1인용 컵빙수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가격대는 일반적인 카페 프랜차이즈의 제조음료 수준인 5000원 안팎이다.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일부 매장에선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1인용 빙수라도 1만원 안팎으로 가격대가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초저가 흐름이 더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컵빙수 유행의 신호탄은 저가커피 브랜드 메가커피가 쏘아올렸다. 지난 4월 말 출시한 '팥빙젤라또 파르페', '망빙 파르페'가 인기를 끌며 출시 약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270만개를 넘어섰다. 두 제품 모두 가격은 4400원이다.
경쟁사인 컴포즈커피는 '팥절미 밀크쉐이크'를 5000원에 판매하며 맞불을 놨다. 이디야커피는 팥 인절미·초당옥수수·망고 그래놀라 맛 등 1인 빙수 4종(6300원)을 출시하며 초저가 컵빙수 열풍에 뛰어들었다. 이디야는 올해 빙수 8종을 출시했는데, 이 중 절반이 1인용 제품이다. 컵빙수 후발주자인 뚜레쥬르는 최근 '알바생 분들께 죄송합니다. 뚜쥬(뚜레쥬르)에도 컵빙수 팔아요!'라는 포스터를 공개하며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거의 음료 수준의 가격대를 자랑하는 컵빙수가 유행하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더 극명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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