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시장의 월세화가 더 빨라지고 있다. 전세가 줄고 월세가 '뉴노멀(New Normal)'로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임대차 구조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 빌라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성북구 일대의 거리에 들어선 빌라 건물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d8df3955973ca.jpg)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직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서울 빌라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계약 10건 중 6건 이상이 월세라는 의미다. 과거 전세 중심이던 빌라 임대차 구조가 확연하게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월세계약의 급증과 맞물린 변화 흐름은 주거공간의 면적 축소다. 최근에는 30㎡(9평~10평) 이하 초소형 빌라 계약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약 2030건 수준이었던 서울 30㎡(약 9~10평) 이하 초소형 빌라의 신규 월세 계약 건수는 12월 들어 3459건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된 2021년 6월 이래 역대 최대치다.
전세 계약 종료 이후 집이 팔리지 않거나 집주인의 자금 사정 악화로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이 보증금 규모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은 주택을 선택하는 흐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성북구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는 "전세사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빌라 전세를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한 데다 대출도 쉽지 않다 보니,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줄일 수 있는 초소형 월세를 찾는 경우도 많다"며 "연말 연초에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수요까지 겹치면서 신규 초소형 월세 문의가 크게 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전세 사기 여파와 금융 규제 환경과도 맞물려 있어 빌라 전세가 과거처럼 시장의 중심으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주택자 규제가 유지되는 한 임대인의 월세 선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전세 사기에 대한 불안 역시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 즉 '보증금 리스크'가 큰 빌라 시장에서 세입자들은 안전을 우선시한다"며 전세가 금융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서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보증금 리스크를 비용으로 계산하는 흐름과 금융 환경을 고려할 때 월세 중심 구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단순히 매매가 안정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월세화로 인한 가계의 자산 형성 저해를 막을 정책적 대응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빌라 시장의 '월세 뉴노멀'은 단순한 거주 방식의 변화를 넘어, 서울 주거 생태계의 질서가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책 당국이 다주택자 규제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월세 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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