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에어제타, 대한항공 등 이미 통합을 했거나 통합을 앞둔 국내 항공사들이 직원간 직급·연봉 등의 서열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화물사업부를 인수하며 출범한 에어제타(구 에어인천)는 통합 이후 유입된 인력과 기존 인력 간 '서열 정리'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 8월1일 에어제타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가 통합되면서 아시아나 출신 조종사 225명이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경력이 짧은 기존 에어제타 소속 부기장들의 승급 서열이 110번대 뒤로 밀려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부기장들은 기장 승급 기회를 얻으려면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 더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된 것.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조직쟁의부위원장 윤용만 기장(좌), 대외협력부위원장 박상모 기장(우)이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조종사노조]](https://image.inews24.com/v1/19e5df3ea6f8ab.jpg)
노조는 이와 관련 사측이 '입사 순 서열 결정'이라는 기존 운항본부 관리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난 15일 열린 노사 태스크포스(TF)에서 사측이 제시한 직급 차등 관련 안건에 대해 노조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최근 B737 기장 승급 훈련요원 선발 과정에서 기존 에어인천 소속 부기장 1인이 배제된 사안을 두고, 노조는 이를 인사 규정 위반으로 판단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현재 민사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에어제타 관계자는 "시니어리티(Seniority, 선임권)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직급 및 임금 관련 세부 사항은 아직 협의 단계에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올해 말 '메카 캐리어' 출범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에서도 조종사 서열 간 처우 개선 문제는 가장 예민한 화두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KAPU)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조종사 간 근속 서열을 둘러싼 갈등으로 쟁의행위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조합원 총회를 진행한 결과, 80%의 찬성률로 쟁의안이 가결됐다.
노조는 조만간 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거쳐 쟁의행위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확보하면 파업·태업 등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
노조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단협 제 24조(서열순위 제도)에는 '회사는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 승무원 서열순위 제도를 준시한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사측이 '회사의 고유 인사권'을 주장하며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후 서열 제도 합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지속 협의중인 사안이라 노조 측과 지속 성실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LCC(저비용항공사) 통합 과정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각기 다른 임금 체계와 서열 문화를 가진 세 항공사가 합쳐질 경우 에어제타나 대한항공보다 더 복잡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기업은 노사가 주기적으로 만나 협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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