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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X직원들 "초기업노조 단독교섭"…노조 측 "대표교섭은 전삼노"


총파업 하루 앞두고 가처분 첫 심문…교섭주체·총회 의결 절차 쟁점
DX 직원 측 "전삼노 빠지고 초기업노조 중심 운영"…노조 측 "전삼노가 권한 위임"
재판부 "채무자만 상대해 실효성 있나" 질의…금주 내 결정 전망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 완제품(DX) 부문 직원들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사건 첫 심문에서 '실제 교섭주체'와 교섭요구안 확정 절차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총파업 예정일(21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심문에서 신청인 측은 "현재 교섭은 사실상 초기업노조 단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초기업노조 측은 "대표교섭 명의는 여전히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며 공동교섭단 체제도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직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 관계자들이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심문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2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직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 관계자들이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심문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20일 오전 10시 20분경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문기일에는 신청인인 이상호씨 외 DX 직원들과 이들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노바의 이돈호 대표변호사 등이 참석했고, 초기업노조 측에서는 법무법인 마중의 홍지나 변호사가 출석했다.

이번 가처분은 일부 DX 부문 조합원들이 "교섭요구안 확정 과정에서 총회 의결 등 노동조합법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제기한 사건이다.

신청인 측 이돈호 변호사는 "과반노조가 된 초기업노조가 사실상 교섭권을 가져간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초기업노조가 규약과 노동조합법 절차를 위반해 단체교섭 요구안을 추진했다"며 "조합원 권리를 현저히 침해한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DX 일부 직원 측은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여러 차례 공문을 통해 공동교섭단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현재 공동교섭단은 대표교섭 권한을 가졌던 전삼노와 그 권한을 이양받은 초기업노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동교섭단이 유지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초기업노조 측은 "문제가 된 요구안은 공동교섭단 내부 논의를 거쳐 확정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홍지나 변호사는 "대표교섭은 신청 당시에도 전삼노였고 진행 중 변경되지 않는다"며 "초기업노조가 과반노조가 되면서 조합원 의견을 담고 있을 뿐 현재 교섭 주체는 공동교섭단"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동교섭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초기업노조와 동일한 주체가 아니다"라며 "전삼노와 동행노조 등도 현재 공동교섭단에 참여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날 또 다른 쟁점은 교섭요구안 확정 과정에서 총회·대의원회 의결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였다.

DX 일부 직원 측은 "총회·대의원회 의결 없이 교섭요구안을 확정한 것은 절차적 하자"라고 주장했다.

반면 초기업노조 측은 "당시에는 '2026년 공동교섭단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가 적용됐고 해당 양해각서에는 총회 의결 요구 조항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홍 변호사는 심문 후 기자들과 만나 "교섭요구안은 공동교섭단 논의를 통해 확정된 것"이라며 "당시 공동교섭단 대표 역시 전삼노였기 때문에 전삼노가 확정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업노조가 명의를 빌려 단독으로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삼노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진행하는 구조"라며 "현재도 전삼노는 공동교섭단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단계는 단체협약 체결이 아니라 노조별 요구안을 모으는 과정이었다"며 "이후 공동교섭단 회의를 통해 최종 교섭안이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재판부 역시 이날 두 가지 쟁점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재판부는 우선 "현재 교섭이 공동교섭단 체제로 진행 중인데 초기업노조에 대해서만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실제 교섭 주체 문제를 짚었다.

또 "과거 단체협약 진행 과정에서도 교섭요구안 마련 단계에서 총회 의결 절차가 있었느냐"고 물으며 절차적 정당성 여부도 확인했다.

이에 신청인 측 조합원은 "초기업노조가 교섭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존 전례는 없다"고 답했다.

심문 과정에서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의 3차 사후조정 협상 상황도 언급됐다.

홍 변호사는 "현재는 노조 측이 동의하고 사측에 공이 넘어간 상황"이라며 "사측이 오전 10시 전후 입장을 주기로 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 답변이 오면 바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교섭안을 확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총파업 돌입 시점도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청인 측은 "절차적 위법성 여부는 별개 문제"라며 "합의안이 타결되더라도 신청 자체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직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 관계자들이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심문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20일 협상 결렬을 밝히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진=황세웅 기자]

다만 이날 중노위 사후조정에서도 노사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최승호 삼성전자 위원장은 회의 직후 "사측이 최종적으로 조정안을 거부하면서 조정이 종료됐다"며 "노조는 예정대로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문 말미에는 DX 직원 측 조합원의 직접 발언도 나왔다.

한 DX 직원은 "임금협상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다"며 "노동조합이 이런 목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의견을 낼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와 별개로 절차적으로 정상인지 판단을 남겨준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심문에 앞서 DX 부문 직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수원지법 앞 기자회견에서 "전체 조합원의 동의 없이 소수 지도부가 교섭안을 결정하고 있다"며 "교섭요구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추가 기일 지정 없이 약 20분 만에 심문을 종결했으며 "오늘 중 결정은 어렵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수원=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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