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황세웅 기자] 폭염이 이어지는 8월 둘째 주, 산업계가 다시 움직인다.
여름휴가를 마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철강 등 주요 제조업체가 정상 조업에 들어가면서 전기 사용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8월 둘째주 폭염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산업계도 여름휴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한다.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3a764811fdfbed.jpg)
정부는 올여름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지만,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전력수급 자체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발전 비용을 관리하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다음 주 역대 최대 전력수요 가능성…공급은 안정적"
기상청은 오는 14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름휴가가 끝난 산업계도 8월 둘째 주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면서 산업용 전기 사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는 최근 여름철 전력수급 점검회의를 열고 발전기와 송·변전 설비 운영 상황, 기관별 비상대응체계 등을 점검했다.
정부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음 주 대부분 사업장의 조업률이 회복되면 전력수요가 지난해 역대 최대치(97.1기가와트)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공급예비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전력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국은 "수요가 예기치 못하게 급증하거나 발전설비가 연쇄적으로 고장 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예비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전력설비 고장을 최소화하고 만약 고장이 발생하면 신속히 복구할 수 있게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수급보다 비용 관리…기업들도 효율 높이기 나서
기업들도 같은 전기로 더 높은 효율을 내기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전력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SK하이닉스는 냉동기 냉수 설정점을 최적화하고 베이형 스크러버와 저전력 펌프를 적용해 생산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공장 내 냉난방·환기(HVAC) 설비와 생산 유틸리티 운영을 최적화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폭염 기간 전력 관리 방안에 대해 "대외비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단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경우, 태풍과 폭염을 주요 자연리스크로 보고 방재 인프라 고도화와 재난시에도 조업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운영 중이라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담겨있다.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늘더라도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등 국가 핵심 산업시설의 전력 공급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2011년 9·15 정전 당시에도 전국 전력을 한꺼번에 끊은 것이 아니라 지역별 순환단전을 실시했다"며 "반도체 공장과 같은 국가 핵심 산업시설은 전력 공급 우선순위가 높은 만큼 당장 전력 공급 차질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한낮 냉방 수요가 가장 큰 부담이었지만 지금은 해가 진 뒤에도 냉방 수요가 이어지는 저녁 시간대가 더 중요해졌다"며 "결국 전력수급 자체보다 발전 비용과 수요 관리가 앞으로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도 "현재 예비전력 수준을 고려하면 폭염이나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의 전기 사용량이 늘더라도 국내 전력수급 자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오히려 해외 정세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변동으로 발전 비용이 오르고, 이는 기업들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유럽도 '폭염과 전력'이 새 과제
폭염에 따른 전력 관리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증가와 폭염이 겹치면서 전력망 관리 강화에 나섰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은 발전설비 점검을 강화하고 비상 발전자원 확보 등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도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여름철 전력가격이 겨울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강물 수온 상승으로 일부 원전의 출력을 조정했고, 독일에서도 도매 전력가격이 크게 오르는 등 폭염이 산업과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산업용 전기 사용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는 전기가 부족한지보다 전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비용을 줄이느냐가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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