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변호사들로부터 서울 청담동의 이른바 '예약제 주점'에서 400만원이 넘는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지귀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재판에 넘겼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작년 4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차 공판에서 취재진들의 퇴장을 명령하고 있다. 2025.4.21 [사진=공동취재]](https://image.inews24.com/v1/9f2ce9be703c5a.jpg)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는 4일 지 부장판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대법원에 수사 결과를 통보하고 징계도 요청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께 변호사 A씨와 B씨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예약제 주점에서 409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결제하게 하는 방식으로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이나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한 차례에 100만원을 넘는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판단했다.
수사는 지난해 5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촛불행동 등 시민단체 고발로 시작됐다. 공수처는 같은 해 7월 관련 의혹을 제기한 국회의원실 보좌관 등으로부터 자료를 확보한 뒤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이후 제보자와 관련자, 향응 제공자들을 조사하고 택시 호출 기록과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확보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주점 업주 금융계좌에 대한 영장과 추가 통신영장,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공수처는 이에 주점 업주 등 참고인들을 설득해 관련자들의 금융거래 내역과 방문 시점, 결제 내역 등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결과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문제의 주점에서 일행들과 만난 시점을 모두 두 차례로 특정했다. A씨가 해당 주점에서 결제한 내역은 모두 6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지 부장판사의 택시 이용 내역 등과 동선이 일치하는 2건을 확인했다고 공수처는 밝혔다.
지 부장판사는 공수처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변호사들이 지 부장판사의 직무와 관련된 인물인 만큼 재판상 편의 제공 등에 대한 청탁이나 대가성이 있었는지도 수사했으나 뇌물죄를 적용할 정도의 대가관계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향응을 제공한 변호사들이 지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에 사건을 수임한 내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처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기대감만으로 대가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뇌물수수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다.
A씨가 2013년께 지 부장판사가 수원지법 민사합의부에서 근무할 당시 맡았던 사건에서 1심 패소 후 항소심 승소 판결을 받은 사례도 확인됐지만, 공수처는 접대 시점과 약 10년의 간격이 있고 사건의 소송가액 등을 고려하면 과거 직무에 대한 대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또 2024년 9월께 지 부장판사를 포함해 5명이 모인 자리에서 약 416만원이 결제된 또 다른 향응 수수 건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했다.
이번 기소는 공수처 출범 이후 현직 판사를 재판에 넘긴 두 번째 사례다. 공수처는 지난 5월 재판 편의 제공 대가로 고교 동문 변호사로부터 33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현직 부장판사를 처음 기소했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직접 공소를 제기한 사건은 이번 사건까지 모두 8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13명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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