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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체제' KB, 리딩금융 넘어 격차 벌리기⋯새 성장동력 과제


상반기 순익 3.8조원·비은행 이익 비중 44%
세대교체·변화 불가피⋯급진보다 안정 관측도
은행 중심 성장 한계 대응,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이재금 KB금융 부문장 [사진=KB금융]
이재금 KB금융 부문장 [사진=KB금융]

[아이뉴스24 이도훈 기자]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으로 이재근 KB금융 부문장을 선택하면서 '변화와 세대교체'에 무게를 실었다. 이 부문장은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추진해 온 중장기 전략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리딩금융 지위를 지키고 자산관리(WM)·기업투자금융(CIB), 비은행,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성장축을 키워야하는 과제도 산적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1일 오후 회의를 열고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은행권에서는 이 부문장의 경영전략이 급격하게 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이 이미 향후 3년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착수한 만큼 이 부문장이 기존 성장전략의 큰 틀을 이어받으면서 조직과 사업별로 단계적인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3조88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비중도 44% 수준으로 올라 은행에 치우쳤던 수익구조도 개선됐다. 이 부문장은 이 같은 실적 기반을 이어가는 동시에 가계대출 규제와 자본비율 관리 등으로 은행의 대출자산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미 마련 중인 중장기 전략은 '이재근 체제'에서도 주요 경영 과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은 지난 7월 2027~2029년을 목표로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당시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는 △WM·연금 사업모델 재설계 △중소법인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그룹 CIB·자본시장 협업 강화 △보험 비즈니스·투자운용 역량 선진화 △그룹 AI 전환 가속화 등 5대 핵심 어젠다가 제시됐다.

우선 WM·연금 부문에서는 증시로 이동하는 고객 자산을 그룹 안에 붙잡는 것이 관건이다. 예·적금에서 주식·상장지수펀드(ETF)·연금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더라도 KB증권·KB자산운용·KB라이프생명 등 계열사 상품과 서비스로 연결하면 고객 이탈을 막는 동시에 그룹 전체의 수익 기반을 넓힐 수 있다.

KB금융은 머니무브를 WM과 자산운용 경쟁력을 높일 기회로 보고 관련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부문장 역시 국민은행장을 지낸 만큼 은행 고객 기반을 증권·자산운용·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와 연결하는 그룹 차원의 WM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금융에서는 은행과 증권을 연결하는 CIB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국민은행의 기업대출에 KB증권의 회사채·기업공개(IPO)·인수합병(M&A) 등 투자금융을 결합해 기업의 성장 단계별 자금 수요를 그룹 안에서 소화하는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다. 대출 중심의 기업금융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을 통한 수익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CIB와 중소기업 금융은 차기 체제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은행의 기업금융 역량과 증권의 자본시장 기능을 결합해 생산적 금융을 그룹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비은행 계열사가 실적의 '보조축'을 넘어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는 것도 과제다. 상반기 비은행 이익 비중이 44%까지 높아진 만큼 증시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이익이 크게 출렁이지 않는 수익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보험 부문의 상품 경쟁력과 투자운용 역량을 높여 은행의 이익 성장세가 둔화하더라도 그룹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역시 차기 체제에서 이어가야 할 핵심 과제다. KB금융은 AI를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대출 심사와 고객 상담, 자산관리, 리스크 관리 등 금융 업무 전반을 재설계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그룹 차원의 AI 전환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 부문장이 이를 실제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영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시화하느냐가 '이재근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도훈 기자(ldh1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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