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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정부 고심 속…진보야당 '검토 중단' 압박


개혁진보 4당 "파병 않는다고 선언하라"
미국, 호르무즈 해협 안정 '기여' 압박 ↑
軍, 현지조사 마쳐…다음주 NSC 보고 전망
국민 여론도 군병력·자산 파병에 '부정적'

11일 진보 4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검토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 2026.9.11 [사진=연합뉴스]
11일 진보 4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검토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 2026.9.11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파병안'을 두고 고심 중인 가운데 개혁진보 4당이 '검토 중단'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국제법을 위반한 군사행동으로 촉발됐다며 파병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헌법 5조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미국의 침략 전쟁에 파병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헌법 제5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돼 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으로부터 시작됐다. 해당 공격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자,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천연가스 물동량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대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고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 속 미국은 최근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안정에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 정부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 중동 현지에 국방부 현지조사단을 파견했다. 이들은 우리 전력이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군사거점과 기항지를 확인하고, 정비·보급 등 현지 지원 여건과 작전 환경을 점검하고 복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프랑스를 국빈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11일 진보 4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검토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 2026.9.11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9.8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다음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현지조사단의 활동 내용을 보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군의 해외파병업무 훈령상 현지조사는 정부가 파병을 결정하기 전에 밟는 절차이며, 이후 작성된 '파병 동의안'은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로 제출된다.

개혁진보 4당은 이 같은 절차가 단순한 상황 파악을 넘어 파병을 위한 명분과 절차를 갖춰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미 어느 정도 결정을 하고 형식 논리를 갖춰가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국회에 넘어오기 전에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적 공조와 실제 군사적 파병은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투병력이 아니더라도 초계기·기뢰제거함·군수지원함 등 군사 자산이 전쟁 지역 인근에 투입될 경우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에 사실상 '연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병에 따른 우리 국민과 선박, 병력의 안전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표는 "파병은 미국의 대이란 전쟁을 장기화시킬 뿐"이라며 "우리가 이란의 교전국이 되면 중동의 우리 교민, 기업, 선박이 보복 테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국회로 파병 동의안을 제출하기 전에 검토 자체를 중단하도록 압박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개별 의원을 향해 "파병은 국익과 국민 생명·안전에 결부된 문제인 만큼 정부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것이 정부에도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정부가 파병을 결정할 경우 시민사회 단체들과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 원내대표는 "모든 방법을 사용하겠다"고 했고, 윤 원내대표 역시 "시민사회와 연대해서 국민 여론을 모아내는 일을 진행 중인데, 이런 일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11일 진보 4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검토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 2026.9.11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지나는 선박들 [사진=연합뉴스]

현재 파병에 대한 국민 여론은 부정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우리 군 병력·자산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55%, 파병해야 한다는 응답은 32%였다.

해당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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