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전기차 충전망이 추석 귀경길의 수요 집중을 시험대로 맞았다.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일부 신규 설비는 연휴가 끝난 뒤에야 가동된다. 명절 충전 수요가 설비 확충 속도를 앞지르는 데다 휴게소별 이용 편차도 커 단순히 설치 대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혼잡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서울 잠원IC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이 차량으로 정체를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a7a06127ce660.jpg)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한국도로공사 관할 고속도로 휴게시설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기는 1844기다. 올해 2월보다 197기 늘었다.
이 가운데 200㎾ 이상 고출력 충전기는 1229기로 전체의 67%를 차지한다. 도로공사는 올해 말까지 충전기를 2200기, 오는 2030년까지 3500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추석에는 이용할 수 없는 신규 물량도 적지 않다. 충전사업자 워터가 23개 휴게소에 구축한 충전기 123기는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상업 운전에 들어간다. 서울 방향 신탄진·입장거봉포도·죽암·청주휴게소에 추가되는 21기도 여기에 포함된다.
귀경객이 몰리는 주요 거점의 충전 여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이번 연휴에는 나타나지 않는 셈이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서울 잠원IC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이 차량으로 정체를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89c23ed241675.jpg)
설비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채비는 지난달 도로공사 충전시설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29개 휴게소에 충전기 131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업자 선정과 설치가 끝나더라도 전력 인입과 안전검사, 시운전 등을 거쳐 실제 개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평상시보다 짧은 기간에 수요가 몰리는 명절에는 연간 증설 대수 못지않게 가동 시점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충전 건수 2년 새 4.2배…설비 증가는 40%
휴게소의 에너지 수요는 이미 달라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의원이 도로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전후 5일간 전기차 충전 건수는 5만2588건이었다. 2023년 1만2503건에서 2년 만에 약 4.2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충전량도 30만3308㎾h에서 140만4921㎾h로 약 4.6배 늘었다. 반면 지난해 추석 전후 5일 동안 주유 건수는 137만4498건으로 2023년보다 약 7% 감소했고,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약 3% 줄었다.
절대적인 이용 규모는 여전히 주유가 훨씬 크다. 그러나 최근 증가하는 수요는 전기차 충전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휴게소 시설 투자 방향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서울 잠원IC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이 차량으로 정체를 빚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d9454c0679e4a.jpg)
충전기 확충 속도는 수요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운영 충전기는 2023년 추석 1179기에서 지난해 추석 1647기로 3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충전 건수가 4.2배, 충전량이 4.6배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다만 충전 건수와 충전기 대수만 단순 비교해 곧바로 공급 부족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고출력 충전기 비중이 높아지면 차량 한 대당 이용시간이 줄고, 같은 설비로 처리할 수 있는 차량 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충전기 수와 함께 출력, 차량 회전율, 고장률, 휴게소별 실제 수요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채비가 운영하는 23개 휴게소, 109개 충전면의 올해 7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충전면당 하루 평균 이용 횟수는 일반 충전소의 약 2.5배였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추석 하루 평균 고속도로 통행량도 605만대로 지난해보다 11.8% 많다. 평소에도 이용률이 높은 고속도로 충전소에 연휴 차량까지 몰리는 구조다.
옆 휴게소는 여유…충전기 숫자보다 배치가 관건
전국 충전기 총량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는 휴게소별 수요 편차다.
워터가 올해 설 연휴 고속도로 충전소 49곳의 이용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의 평균 이용률은 용인휴게소 46.8%, 여주휴게소 44.1%였다. 반면 같은 방향 문막휴게소는 13.7%에 그쳤다.
같은 노선에서도 일부 휴게소에 차량이 몰리는 동안 인근 충전소에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남은 것이다.
충전소 규모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다. 오후 12~6시 평균 이용률은 충전기 2기 이하 거점이 50.3%, 7기 이상 거점은 33.5%였다. 혼잡한 휴게소에 충전기를 보강하고, 운전자가 인근 충전소의 이용 상황을 미리 확인하도록 돕는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기존 설비의 활용도까지 높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연휴 임시 설비도 투입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하남드림·홍천·속리산·부여백제 등 8개 휴게소에 이동식 충전기 19기를 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차량당 최대 20㎾h를 제공하고 배터리 잔량이 50% 이하인 차량을 우선 충전한다. 상설 충전망을 확충하면서 명절의 일시적인 수요 집중은 이동식 설비와 현장 운영으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결국 충전망 확충 효과는 설치 대수와 고출력화뿐 아니라 개통 시점, 거점별 배치, 고장 관리와 수요 분산이 함께 맞아야 나타난다.
황 의원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맞춰 충전 인프라는 단순한 양적 확충을 넘어 실제 수요와 이용 행태에 맞게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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