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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시밀러 잘나가는데⋯안방에선 힘 못 쓰는 이유


국내 바이오시밀러 평균 침투율 33.1%⋯주요국 중 최하위
美·日 등 처방 장려책 적극 운영⋯국내는 제도적 지원 부족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온 K-바이오시밀러가 정작 안방에서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처방을 확대하며 입지를 넓히는 것과 달리 국내 바이오시밀러 사용률은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제품 개발과 시장 진입은 활발하지만, 의료진과 환자의 실제 사용을 이끌어낼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5년 3분기 기준 국내 바이오시밀러 평균 시장 침투율은 33.1%로 뉴질랜드(83.6%), 영국(80.1%) 등 주요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사진=챗지피티]
2025년 3분기 기준 국내 바이오시밀러 평균 시장 침투율은 33.1%로 뉴질랜드(83.6%), 영국(80.1%) 등 주요국과 큰 격차를 보였다. [사진=챗지피티]

2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바이오시밀러 평균 시장 침투율은 33.1%로 비교 대상 12개국 중 가장 낮았다. 뉴질랜드(83.6%), 영국(80.1%), 이탈리아(74.1%), 일본(58.2%), 캐나다(57.9%), 미국(44.9%) 등과 큰 격차를 보였다.

시장 침투율은 특정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전체 사용량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국내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돼도 오리지널 의약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주요국보다 높다는 의미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품질·안전성·효능이 동등하다고 인정받은 의약품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낮추고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셀트리온의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는 올해 8월 미국에서 39%의 점유율로 6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 '인플렉트라'도 31%로 선두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같은 성분의 바이오시밀러 사용이 저조하다. 지난해 3분기 리툭시맙의 국내 침투율은 37.8%로 비교 대상 12개국 중 최하위였다. 호주는 100%에 달했다. 인플릭시맙도 2012년 4분기 국내 첫 출시 이후 13년 가까이 지났지만 침투율은 53.6%에 그쳤다. 11개국 중 10위로 노르웨이(99.8%)와 46.2%포인트 차이다.

가격 경쟁력 역시 부족하지 않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준가격은 미국·유럽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일본·호주·뉴질랜드 등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국내 사용이 저조한 배경으로는 처방 전환을 유도할 제도적 지원 부족이 꼽힌다. 국내 정책은 연구개발과 허가, 건강보험 급여 등재 등 공급 단계에 집중돼 왔다. 반면 의료진과 환자가 실제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지원은 미흡하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을 사용하던 환자를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려면 의료진의 추가적인 설명과 상담 등이 필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별도 보상 체계가 부족하다. 처방 전환에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의료진이 얻는 경제적 혜택은 제한적인 셈이다.

반면 해외 주요국은 처방 전환에 따른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주거나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환급을 확대했다. 2022년 10월부터 5년간 일정 요건을 충족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기존보다 높은 환급 가산율을 적용하고 있다. 의료기관이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도록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기존 환자의 바이오시밀러 전환을 지원하는 의사에게 61.20캐나다달러, 약사에게 15캐나다달러의 일회성 수수료를 지급한다. 일본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바이오시밀러 처방과 관련한 설명·상담 등에 추가 수가를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영국은 국가보건서비스(NHS)를 중심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용 목표를 설정하고, 처방 전환으로 절감한 비용의 일부를 의료기관이나 지역 의료서비스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도입에 따른 건강보험 약품비 절감 효과를 약 5500억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절감액의 약 87%(4787억원)는 실제 바이오시밀러 처방 확대가 아닌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 인하에서 발생했다. 처방 전환에 따른 절감액은 712억원에 그쳐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를 통한 추가 절감 여지가 여전히 큰 셈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이를 국민 의료비 절감과 환자 접근성 향상으로 연결하려면 추가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용 장려 정책이 도입되면 향후 5년간 최대 4117억원의 약품비를 추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주요국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바이오시밀러 사용 장려 정책을 적극 도입해 왔다"며 "국내에서도 의료진과 환자의 바이오시밀러 선택을 촉진하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 기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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