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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태풍 어디까지"⋯편의점 '역성장'


2월 편의점 매출 전년比 4.6% 감소⋯5년만의 마이너스 실적
내수 침체·시장 포화에 패션·뷰티 확장 전략도 다이소 닮은꼴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사회초년생 유모(27)씨는 퇴근길에 자주 다이소에 들러 장을 본다. 청소도구나 생활용품이 아닌 햇반, 라면, 과자 등을 살 때도 다이소로 향한다. 그는 "편의점처럼 간식은 물론 고추장, 컵밥, 참기름까지 없는 게 없다"며 "균일가로 가격이 저렴하게 느껴지고, 소용량 제품도 많아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계산대 인근에서 라면, 과자, 초콜릿 등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계산대 인근에서 라면, 과자, 초콜릿 등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다이소가 근거리 쇼핑 채널인 편의점 생태계마저 위협하고 있다. 패션·뷰티·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 신사업 대결 구도에서도 넓은 매장을 활용해 우위를 점하는 듯한 모습이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했다. 모든 오프라인 유통(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준대형점포) 채널 매출이 줄었지만, 같은 조사에서 편의점이 역성장한 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2020년 3월(-1.9%) 이후 약 5년 만이다. 지난 1월에도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할 때 편의점은 1.7% 성장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최근 몇 년간 지속 성장하던 편의점이 주춤하는 원인 중 하나로 다이소의 급성장을 꼽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간편함을 중시하던 소비 행태가 편의점 수요를 이끌었지만, 최근 경기 불황으로 가격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여파라는 것이다.

다이소 지난해 매출은 3조9689억원, 영업이익은 3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4.7%, 41.8% 증가했다. 2023년 기준 점포 수도 직영점 1022개를 포함해 1519개로 전년보다 5.3% 늘었다.

다이소는 신선식품은 취급하지 않으나 가공식품을 대량 매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마트, 편의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양념류, 통조림 등 카테고리도 넓히는 추세다. 편의점에서 자주 구매하는 초콜릿, 사탕 등 간식을 계산대 근처에 두는 매장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계산대 인근에서 라면, 과자, 초콜릿 등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판매하는 의류 제품. 2025.04.15 [사진=진광찬 기자]

다이소와 편의점은 최근 패션·뷰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공통분모도 갖고 있다. 다이소에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리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도 전용 상품을 개발해 입점했다. 내친김에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와 스케쳐스와 손잡고 티셔츠, 양말 등도 선보였다.

편의점도 기초 화장품부터 색조화장품까지 라인업을 늘리며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일부 편의점은 실용성을 앞세운 의류 상품도 매대에 올렸다. GS25의 경우 무신사와 협업한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제품을 판매 중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협소한 공간 특성상 공격적인 영역 확장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 계산대 인근에서 라면, 과자, 초콜릿 등을 판매하는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모델들이 맥주, 하이볼, 치킨, 핫바, 스낵 등 14종의 두산 베어스 콜라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CU]

성장세가 꺾인 편의점은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신규 점포 출점을 자제하고, 차별화 상품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GS25는 '우리동네GS 앱'에서 러닝페스티벌 '미니언즈 런 : 2025 서울' 티켓 단독 판매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CU는 프로야구 인기 팀인 두산베어스 응원 간식 14종 출시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편의점 산업 내 점포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더딘 점과 다른 유통 채널 경쟁력 회복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올해 산업 내 편의점 채널의 시장 점유율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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