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총득표율 '89.77%'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경신하며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 당심과 민심을 모두 거머쥔 만큼, 사실상 대권 흐름을 흔들 요소는 없다는 관측이다. 다만 그동안의 '독주' 이미지가 향후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통합'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향후 야권 연대 또는 '보수 빅텐트' 파급력 등 변수가 대선 득표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7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6b05ff8260977.jpg)
입법·행정권 쥔 '여대야소' 가시권…'독단' 프레임에 취약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권역별 순회 경선 결과, 이 후보는 총득표율 89.77%를 얻어 대권 도전 기회를 얻었다. 네 차례 순회 경선과 국민 여론조사, 재외국민 투표 등 모든 선거에서 80% 이상 득표율을 얻어 쟁취한 '압도적인 승리'다.
득표율만 놓고 본다면, 이 후보의 이번 선거 결과는 사상 초유의 기록으로 평가된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전신) 후보는 78.04%를 얻어 후보로 선출됐고, 이후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득표율은 그동안 민주당 내 대선 경선에서 깨지지 않을 기록으로 여겨졌다. 보수 진영의 경우, '선거의 여왕'으로 평가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83.97%가 '최고 득표율'이다. 이 후보의 '89.77%'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주요 정당의 대선 경선 가운데 유일무이한 기록이 됐다.
당은 "민주주의와 민생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한 염원이 만들어낸 선택"이라고 평가하지만, 이번 득표율을 바라보는 상대 당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일극 독재 정당임을 입증한 것", 개혁신당은 "투표는 하나마나였고, 이재명의 독재체제만 재확인했다"라고 하는 등 혹평이 이어졌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민주당 경선 내내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이 후보 입장에선 거북한 지적이다. 경선 과정에선 '유력 대권 주자'임을 입증하는 지표지만,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견제 세력이 부재하기 때문에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은 171석(우원식 국회의장 포함)이라는 거대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소수 정당(17석)이 협력적 관계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입법부 내에선 견제 세력이 부재하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될 경우, 민주당은 입법·행정권을 모두 거머쥔 '여대야소'로서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여대야소' 현상은 드문 사례는 아니지만, 그동안 민주당을 둘러싼 '이재명 일극체제' 논란으로 인해 '독단' 프레임에 취약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7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ffc16a7a47792.jpg)
'독주' 이미지 탈피 위해선 '다양성' 확보가 절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김동연·김경수 후보가 유의미한 득표는 없지만, 그래도 당내에 다른 목소리도 있다는 점을 국민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현재는 윤석열 정부의 폭력적인 행태 때문에 위기의식이 작용했지만, 이 후보가 당선되고 여유가 생기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성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견제 세력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반대 세력은 '정치 보복 프레임'을 씌워야 입지가 설 수 있기 때문에 씌우려고 하는 것"이라며 "정치 보복은 해서는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 입장에선 독주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선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기반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야권과 시민단체, 즉 '민주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서 부상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야당은 '야5당 원탁회의'를 통해 단일화의 환경을 마련하고 있고, 이 후보 역시 "내란을 극복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는 데 함께하는 분들과는 최대한 힘을 합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이 후보가 21대 대선 득표율에서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이 후보의 당 안팎 지지세의 기반은 '윤석열 대항마' 이미지가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일화의 경우, 각 진영의 이해관계가 달라 '덧셈'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란 극복'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지지세에 '뺄셈'이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 중 최고 득표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51.55%다. 가장 첨예한 대선이었던 20대 대선 당시 이 후보는 47.83%를 얻었다.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거듭나 52% 이상의 득표율과 함께 당선된다면, 여론을 등에 업고 수월한 국정 운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7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6651a1ea2c674.jpg)
껄끄러운 '한덕수'…'중도층 반감' 반사 효과 가능성도
이 후보 상승세에 최대 변수로 부상한 것이 '한덕수 차출론'이다. 보수 진영에선 이 후보를 막기 위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마련 중이다. 아직 한 권한대행의 공식 입장이 나오진 않았지만, 대선 후보 경선 중인 국민의힘도 한 권한대행 출마를 '상수'로 놓고 '보수 빅텐트'를 펼치고 있다.
정치권에선 한 권한대행 출마 파급력을 두고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 관계없이 '반이재명'으로 보수 진영이 뭉칠 가능성과 오히려 보수 진영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을 극대화시킬 가능성으로 나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을 얻기에는 아직 변수가 있다"며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선출될지, 한 권한대행과 나아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등 범보수 단일화로 표가 결집될지가 변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이 후보 입장에선 위협적일 수 있고, 20대 대선처럼 간발의 차이로 패배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후보 입장에선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절대 질 수 없는 구도를 위한 통합 행보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의 현재 핵심 과제는 '외연 확장'으로서 보수 진영의 원로 인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한 권한대행은 변수가 될 수 없고, 오히려 국민의힘 경선에 역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한 권한대행은 윤석열 정부 국무총리라는 타이틀 때문에 중도 확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보다 더욱 비호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재 국민의힘"이라며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이 후보만 비판한다고 보수 결집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이는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해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 입장에선 민주당의 일극체제만큼, 윤 전 대통령을 비판하지 못한 국민의힘의 행태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반성 없이 '반이재명'을 외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 정부가 견제 없이 독주하는 것은 반갑진 않지만, 현재 이 후보와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는 것은 국민의힘 탓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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