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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마저 내쫓는다?"⋯갑론을박 '카공족'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카공족 성지' 스타벅스에 붙은 반카공족 공지에 '들썩'
등장 10년 넘었는데⋯여전히 '민폐' vs '권리' 의견 분분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카공족'이 신조어로 등장한 지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이젠 신조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됐죠. '카피스족(카페에서 일하는 사람)' 등 파생어도 적지 않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카공족 행태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10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오랜 시간동안 공부 또는 일을 하는 행위가 '민폐'인지, '권리'인지가 핵심입니다.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붙은 안내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붙은 안내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붙은 안내문 사진이 올라오면서 카공족 이슈가 재점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안내문에는 "30분 이상 좌석을 비우실 경우 파트너가 자리를 정리할 수 있으니 매장 이용에 참고 부탁한다. 30분 이상 좌석 비움이 유지될 경우 매장 내 분실물 보관함에 보관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스타벅스는 카공족의 '성지'로 불렸기에 이런 안내문이 눈에 띕니다.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판다'는 경영 철학에 따라 고객이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를 주지 않은 대표 매장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점포에 넉넉하게 콘센트를 갖추고 있는 데다가 와이파이도 마음껏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스타벅스가 공개적으로 '반카공족'이 된 건 아닙니다. 해당 매장에서 도난 사고가 자주 발생한 터라 예외적으로 안내문이 붙었다는 것이 알려졌죠. 전국 매장 운영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게 스타벅스 측 입장입니다. 하지만 성지에 붙은 안내문이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곧장 시끌시끌해졌습니다.

카공족이 민폐라고 생각하는 측은 주로 회전율을 거론합니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몇 시간씩 앉아 있는 카공족들 때문에, 카페를 찾는 다른 손님들이 자리가 없어 발걸음을 돌리게 된다는 겁니다. 이러면 매출 손해가 불가피하죠. 원자잿값 상승, 전기료 등 원가 인상 요인으로 카페 운영비가 많이 늘어난 터이기도 하고요. 다른 카페는 카공족을 돌려보내기 위해 무선인터넷 연결을 끊고 콘센트를 막아두거나, 이용 시간 제한을 두기도 합니다.

카공족이 카페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정작 대화를 나누러 카페를 찾은 다른 고객들이 눈치를 보게 된다는 건데요. 카공족에게 조용히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경험담도 온라인에 수두룩합니다.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붙은 안내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본 스타벅스에서 포착된 카공족. [사진=X 캡쳐]

반대 측은 소비자 권리를 지나치게 검열하는 의견들이 불편하다고 주장합니다. 업장에서 운영 방침으로 카공족을 거절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카공족도 엄연한 손님이라는 겁니다.

카공족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편견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오히려 카페에 방문하는 빈도가 높은 손님일 수 있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장시간 체류하는 만큼 간단한 식사류 등을 추가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객단가도 높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일부 프랜차이즈와 카페들은 무료 와이파이와 콘센트, 1인 전용 좌석 등을 확대하며 '카공족 모시기'에 나서기도 하죠.

카공족들은 자신들을 향한 '괴담'에도 불편함을 느낍니다. 진상이라고 불릴 만큼 장시간 카페에 체류하거나, 공부에 방해가 된다며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카공족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토로합니다. 카페 이용객 80% 가량은 2시간 미만 자리에 머물고, 4시간 이상 이용하는 고객은 0.4%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었죠. 온라인 커뮤니티에 '민폐 카공족'을 만났다는 후일담이 알고 보니 지어낸 이야기인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10여 년이 지나도 여전히 뜨거운 카공족 논쟁. 앞으로도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일부 젊은 소비자 사이에선 카페에서 시험공부나 단체 스터디를 한다든지,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으니까요. 이들을 전부 카페에서 내쫒는다는 건 어불성설이죠. 그렇다고 카공족만 매장을 이용하는 건 더 말이 안 됩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어서 그렇지 않을까요? 뻔한 이야기지만 배려와 포용이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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