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날이 너무 더워서 백화점으로 피신 왔는데, 정기세일 기간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사람이 많네요."
![2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여름 정기세일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2799fcc0618b5.jpg)
2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50대 부부는 이렇게 말했다. 여름 정기세일이 진행 중인 이곳은 차분한 분위기 속 각종 할인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내부 곳곳에는 세일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었고, '50% 할인' 팻말이 적힌 의류 매장에는 계산하려는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다.
지하 1층 식품관은 점심시간이 되자 이동이 힘들 정도로 고객들로 북적였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다른 평일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았다는 게 복수의 직원 이야기다.
![2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여름 정기세일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5122db45232c6.jpg)
같은 기간 정기세일에 돌입한 롯데백화점 본점도 이날 비슷한 분위기였다. 눈에 띌 만큼 많은 인파는 아니었으나 할인 매장을 중심으로 손님들이 몰렸다.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보다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끄는 컨템포러리 매장의 고객이 많았다.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 흐름이라는 통계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내수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백화점에서도 이런 기조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백화점 3사(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는 오는 13일까지 일제히 여름 정기세일을 열고, 소비 진작에 나섰다.
실제로 이번 정기세일 기간 첫 주말이었던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여성패션과 여성패션 부문에서 각각 5.6%, 9.3%가 늘었고, 리빙 카테고리도 16.5% 뛰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전체 매출은 약 5%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6.8% 신장했는데, 와치주얼리(30.0%)와 리빙(13.6%)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일부 백화점이 내심 기대했던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은 이뤄내지 못했다.
![2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여름 정기세일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762a813ed073d.jpg)
여기에 조만간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 예정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백화점은 사용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지만, 소비자 지갑 사정이 나아진 데 따른 간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간 내수 침체로 소비자들이 입는 것부터 줄였던 만큼 의류·신발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세일 기간에도 기능성 의류·신발 등 스포츠 상품군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첫 주 신세계백화점 스포츠 상품 신장률은 17.5%를 기록했고,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15%, 14.7% 늘었다.
이날 롯데백화점에서 만난 20대 이모씨는 "아직 지원금이 들어온 건 아니지만, 여윳돈이 생길 걸 생각하고 세일 기간 옷을 미리 구매했다"고 말했다.
![2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여름 정기세일을 알리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2ea6c934662aa.jpg)
업계는 이번 정기세일을 두고 소비 회복의 전환점이자, 하반기 실적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 포인트로 보고 있다. 백화점들은 관심을 끌기 위해 세일 기간 다양한 팝업스토어 등 이벤트를 연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에비뉴엘에서 오는 5일부터 13일까지 국내 최초 아쿠아디파르마의 '라 테라짜 클럽' 팝업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여름 테마 행사 '후이 후이 마우이'를 통해 해변과 야자수, 하와이풍 칵테일 바, 서핑 보드 등 마우이섬 풍경으로 매장을 꾸민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은 백화점 비수기로 꼽히고, 예전 정기세일처럼 인파가 몰리는 시대는 아니"라면서도 "이번 여름은 소비심리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다, 하반기까지 실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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