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대형마트 '초저가 할인 릴레이' 가능한 이유


온라인 vs 오프라인 경쟁 심화 속 'PB'가 구원투수
"마트로 소비자들 모으고 장바구니 체감 물가 낮춰"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내수 침체, 영업 규제 등으로 위기에 몰린 대형마트가 가격을 10원이라도 낮추는 '초저가' 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다. 이커머스 공세에서 살아남기 위한 '울며 겨자 먹기'식 출혈 경쟁이라 볼 수도 있다.

대형마트들의 릴레이 초저가 행사가 지속될 수 있는 배경은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있어서다. 저렴하면서 품질도 좋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PB 상품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지난 2월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할인 행사 품목을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진 모습. 2025.02.28.

롯데마트가 오는 30일까지 진행하는 'PB 페스타'가 대표적다. PB인 '오늘좋은'과 '요리하다' 상품 500여개를 선정해 최대 50% 할인한다.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도 일부 PB 상품 가격을 오히려 내리기도 했다. '오늘좋은 1등급 우유'는 약 3%, '오늘좋은 백미밥'은 약 16% 인하했다.

이마트의 프리미엄 PB '피코크'도 17일까지 국내 헬스케어 트레이닝 앱 '런데이'와 협업해 만든 콜라보 상품을 할인한다. 그래놀라, 오트밀, 두부면 등 '헬시 플레져' 품목을 시중 제품보다 저렴하게 내놓았다.

홈플러스 역시 오는 23일까지 봄철 캠핑·나들이객을 겨냥한 '메가 캠크닉 대전'을 열고 먹거리와 캠핑용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할인 품목에는 PB '심플러스' 캠핑체어, 그늘막텐트 등이 포함됐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에 자체 브랜드인 '심플러스' 우유 제품이 진열돼있다. 2025.04.09.

이처럼 PB 상품은 대형마트 할인 행사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우, 연어 등 체감 할인이 큰 품목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모으고, 전략적으로 PB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PB 상품은 제조사 브랜드(NB) 상품보다 수익성이 높다. 할인 행사로 마진율이 줄더라도 PB로 일부를 메꾸는 것이다. 해당 대형마트에서만 살 수 있다는 차별점도 갖는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다. 과거에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전문성과 생산 역량을 활용해 상품의 질도 끌어올렸다. 일부 PB 상품은 좋은 협력사를 찾기 위해 기획 기간만 수개월이 걸린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롯데마트 PB 매출은 전년 대비 2022년 15%, 2023년 15%, 2024년 5% 등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매출은 2015년 출시 당시 243억원에서 지난해 1조3900억원으로 뛰었다.

또 PB 확대 전략은 최근 미국발 관세 전쟁 속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형마트가 수입해 판매하는 제품은 관세가 오르면 가격 인상 압력이 높아진다. 반면 PB는 직접 생산하는 만큼 적정 원가를 지킬 수 있다. 수입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더욱 돋보이게 된다.

지난 2월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할인 행사 품목을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진 모습. 2025.02.28.
롯데마트 MD들이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PB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업계에서는 PB를 중심으로 한 할인 행사가 경쟁사와의 대결보다는 온라인과의 경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통 사업 구도가 오프라인 간 대결이 아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비슷한 품질, 같은 가격이라면 소비자들은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온라인 쇼핑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PB는 물가 상승에도 협력사와 계약에 따라 일정 기간 같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어 할인 행사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체감 물가가 낮아지는 시너지가 생긴다"며 "현재 대형마트 PB 상품 비중은 20~30%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대형마트 '초저가 할인 릴레이' 가능한 이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