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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또 한일전"⋯'국대'는 '케이캡'


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놓고 日 다케다 '보퀘즈나'와 경쟁구도
HK이노엔 "임상 3상 성공적 마무리…4분기 신약 허가 신청"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경쟁 약물 대비 우수성을 입증하며 내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다케다제약과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제품 라인업. [사진=HK이노엔 제공]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제품 라인업. [사진=HK이노엔 제공]

2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Sebela)는 최근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케이캡 임상 3상에서 경쟁 약물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케이캡은 기존의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계열 약물과 달리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는 위산분비억제제(P-CAB)다. 효과도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강점이다. 케이캡은 2019년 출시돼 지난해까지 7054억원 규모의 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P-CAB 계열 치료제를 처음 선보인 회사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액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를 손상시키고 가슴쓰림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소화기 질환이다. 식도 손상 여부에 따라 미란성, 비미란성으로 구분된다. 미란성은 염증 등으로 조직 표면이 손상된 상태를 의미하고, 비미란성은 손상 흔적은 없지만 미란성과 유사한 통증을 유발한다. 두 질환 모두 방치하면 만성 위산 역류로 인해 식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번 미국 임상은 세벨라의 계열사 브레인트리(Braintree)가 맡았다. 임상 결과, 케이캡은 미란성과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에서 1·2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특히 미란성 환자 대상 임상에서는 전체 환자군과 중등도 이상 환자군 모두 2주, 8주차 치유율이 경쟁 약물인 란소프라졸(PPI)에 대비 통계적으로 높았다. 비미란성 환자 대상 임상에서도 가슴쓰림과 위산 역류 등 증상 모두에서 완전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개별 이상반응 발생률은 3% 미만으로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인 수준이었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2% 미만으로 케이캡과 경쟁약물, 위약 그룹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프라티크 샤르마(Prateek Sharma) 캔자스 의대 교수는 "가슴 쓰림과 위산 역류가 위식도 역류질환의 주요 증상이지만, 그동안 가슴쓰림 증상 개선만 강조했다"며 "이는 아마 이전 약물 치료 연구들이 테고프라잔과 달리 위산 역류 증상 감소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제품 라인업. [사진=HK이노엔 제공]
HK이노엔 스퀘어 전경. [사진=HK이노엔 제공]

현재 미국 P-CAB 시장은 일본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가 주도하고 있다. 보퀘즈나는 2022년 5월 P-CAB 계열 최초로 FDA 허가를 받았지만, 니트로사민 불순물 검출로 한때 허가가 보류됐다. 이후 다케다제약 자회사 패썸(Pathom)이 문제를 해결해 2023년 11월 재허가를 획득했다. 보퀘즈나는 지난해 미국에서 5530만 달러(약 790억원) 매출을 올렸고, 총 처방 건수는 30만 건을 넘었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연간 1조원 규모 매출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는 보퀘즈나의 올해 미국 매출을 2200억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2030년 예상 매출 고점은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캡의 미국 출시 시점은 내년 4분기로 예상되며, 2030년 매출 최고치는 7억 달러(약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퀘즈나가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할수록 케이캡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패썸은 최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오는 6월 FDA로부터 보퀘즈나의 미국 특허 연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허가 연장되면 제네릭(복제약) 출시가 지연돼 경쟁 구도가 좁아지고, 이는 후발 주자인 케이캡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케이캡의 주성분인 테고프라잔은 약효 발현 속도(PH4 도달 시간)가 1시간으로, PPI는 물론 보퀘즈나 성분 보노프라잔(4시간)보다 빠르다. 또한 약물 상호작용이 적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세벨라는 추가로 진행중인 '미란성 식도염 치료의 유지요법' 임상 3상 시험을 올해 3분기에 마무리하고, 4분기 중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내년 허가를 받게 되면 케이캡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승인받는 P-CAB 계열 신약이 된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케이캡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마쳤다"며 "세벨라와의 협업으로 케이캡이 글로벌 시장에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HK이노엔은 올해 1분기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24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7.0% 성장한 254억원, 순이익은 66.2% 증가한 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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