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가입자들이 유심(USIM) 일부 정보 유출을 사유로 KT, LG유플러스 등 타 이동통신사로 번호이동할 시 해지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고 2일 밝혔다.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 단독이 아닌 이사회 차원의 논의와 의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위중한 상황임을 감안해 법무 검토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치기로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 세 번째)를 포함한 경영진이 2일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열린 유심(USIM) 일부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5d45136939e3d.jpg)
이날 유 대표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SK T타워에서 브리핑을 열고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 시 위약금 면제 등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은 4월30일 SKT 유심 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SK텔레콤의 이용약관 내 위약금 면제 조항을 거론하며 '약관 상 위약금은 면제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음은 이날 진행된 SK텔레콤 브리핑에서의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류정환 SK텔레콤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과방위 청문회에서 SK텔레콤에서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할 시 발생하는 해지 위약금은 면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한 내부 논의 및 진척 상황은.
(유영상 SKT 대표) "위약금 면제 부분은 청문회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과기정통부도 (여러 법무법인을 통해) 법률 검토를 받고 있고 저희 사내에서도 여러 가지 종합적인 검토를 거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적인 검토를 거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린다."
-종합적인 검토 과정에는 어느 정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지? 이사회 의결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사회와는 논의하고 있는지.
(유 대표) "CEO인 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당연히 이사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 (내부 법무 검토가 진행 중인데) 끝나는 대로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하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법무 검토 중인데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다. (검토 과정이 언제 끝날지) 시기에 대해서는 특정해 말씀드리기 어렵다."
-SK텔레콤은 전국 2600여 개 T월드 매장에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규 가입을 중단할 시 (고객 신규 유치 등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유통 대리점에도 피해가 예상된다. 보상 대책은.
(유 대표) "2600여 개의 T월드 매장 중에 약 350곳은 저희 직영점, 나머지 대다수는 대리점이다. 그들(대리점)도 중소기업인데, 신규 가입을 중단하라는 것은 그들에게 굉장히 큰 데미지가 있을 수 있다. 피해에 대한 보상 대책까지 준비해서 그분들께 상의 드리고 (피해 보상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모두 판매하는 이동통신 판매점 또한 신규 가입이 중단되는 것인지?
(유 대표) "판매점은 SK텔레콤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판매점들은 대리점보다도 훨씬 더 소상공인들이다. 이들에게 저희가 '본인의 영업을 중단하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하려도 해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판매점에 대해서는 신규 가입을 중단하라고 하지 못 했다.
-지난 과방위 청문회에서 SK텔레콤 이용약관 내 귀책 사유(제43조 제4항, 회사의 귀책 사유로 인해 해지할 경우 위약금 면제)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SK텔레콤 이용약관에 있는 귀책 사유가 고객 보호 조치 미흡에 대한 것도 해당이 된다고 보는지?
(유 대표) "약관 부분은 해석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저희가 법무 검토를 받고 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해석을 할 수 있는 소지는 있다.
-청문회에서 IMSI(이동통신가입자식별번호)를 암호화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향후 IMSI를 암호화할 계획은.
(류정환 SK텔레콤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 "HSS(홈가입자서버) 같은 경우 시간적인 처리에 굉장히 민감하다. 예를 들어서 전화를 하면 바로 인증이 되어야만 (전화가) 된다. (전화 연결 등 과정에서) 딜레이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체 HSS 안에 있는 장비 자체는 암호화가 안 돼 있도록 하는 것이 표준이다. 3GPP(국제이동통신표준화기구)에서 정의하는 바도 암호화가 안 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HSS 자체에서 암호화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자문단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
-SK텔레콤은 타 통신사에 비해 정보보호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있다. SK텔레콤은 정보 보호 관련 예산을 어떤 기준으로 편성해 왔나. 정보 보호 예산이 적었던 이유가 있다면.
(유 대표) "저희 정보보호 투자는 인력과 시설 투자로 나뉘어져 있다. 저희는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대해 왔다. 800억 원에서 850억 원 수준(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합산)이다. 경쟁사인 K사가 저희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L사도 2년 전 사고 이후 투자를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가 충분하다고 하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연 8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씀 드린다."
(류 센터장) "정보보호 투자에는 인건비라는 요소도 있고 시설 투자도 있다. 실제 우리의 투자가 어디서 문제가 있었는지, 우리가 하고 있는 여러 계획들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단 결과가 나온 이후 종합적으로 대책을 마련, 말씀드리겠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왼쪽 세 번째)를 포함한 경영진이 2일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열린 유심(USIM) 일부 정보 유출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3d935daf4f47e.jpg)
-유심 공급 과정에서 현재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유 대표) "유심은 유심 공급 업체들이 반도체를 사서 하드웨어를 제조하고 그 다음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저희에게 납품한다. 1년에 500만 장 정도가 대한민국 수요다. 저희는 사고가 나자마자 500만 장을 주문했다. 6월에도 500만 장을 요청해 현재 1000만 장 정도 주문을 한 상태다. 7월에도 필요하면 더 주문할 예정이다.
문제는 주문 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5월 14일~15일까지 유심이 부족한 부분이다. 빨리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딜리버리 기간이 있다. 최대한 앞당겨도 (5월14일~15일까지는) 부족하다. 이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 그 이후에는 유심 부족 현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린다."
-유심 재고를 고객이 직접 매장을 돌며 찾아야 하는 것에 대한 불편사항이 있다. 택배 등으로 배송할 계획은. (없다면) 고객에 교통비를 지급하는 방안은 어떨지.
(유 대표) "매장에 와서 교체하시는 분들을 상대하기에도 유심의 케파(Capacity, 수용력)가 부족한 상황이다. 택배를 하게 되더라도 똑같이 고객센터나 유통망을 통해서 인증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 나중에는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고객 유통망에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교통비 지급 부분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검토하도록 하겠다.
-손해배상이나 피해 보상 시 책임 소지를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에 입증 책임 완화할 것을 검토하라고 했다. SK텔레콤의 입장은.
(유 대표) "그 부분은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도록, 충분히 완화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사고 발생 직후부터 했다. 하지만 고객들은 트래픽 과부화 등으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입자가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나.
(유 대표) "하루에 100만, 200만, 300만 정도의 케파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트에 트래픽이 몰려서 여러 불편을 드렸다. 저희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 낮에는 유심보호서비스 예약만 받고, 밤에 배치로 돌리는 것이었다. 그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입 신청이) 원활해졌다. 이런 과정 자체에서 기술적으로 신속히 대응한다고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가입자 중단 행정지도를 하면서 신규 가입자 중단 기간을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 될 때까지'라고 제시했다.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되는 시점을 언제로 보고 있는지.
(유 대표) "유심이 부족한, 어려운 시기는 5월14일 정도까지라고 생각된다. 조만간 발표하겠지만 SK텔레콤은 유심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을 개발해 대체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그때는 유심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언제 안정화될 지) 정확히 특정하기는 어렵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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