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거대 양당에 대항해 '압도적 새로움'을 보여주겠다고 자부했지만, 큰 방향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당에선 여러 논란이 불거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정국 이슈 주도권을 잡은 영향이 크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4·10 총선 당시 반전의 드라마로 평가되는 '경기 화성을' 모델을 기대하는 눈치지만, '반사이익'만 기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학생들과 '2030 현장 청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5.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de026ff03c638.jpg)
부진의 늪에 빠진 '퍼스트 펭귄'…약점 보완 사활
이 후보는 원내 정당 중 첫 번째로 출사표를 던지며 대선판에 뛰어들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 되고자 한다"며 내린 결정이다. 다만 선제적인 대선 행보와 달리, 현재까지 성적은 부진하기만 하다.
이 후보는 지난 3월 말 개혁신당 후보로 당선된 직후, 그동안 약점으로 꼽힌 미흡한 정책 아젠다를 보완하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 특히 원내 3석을 가진 소수 정당으로서 집권 시 국정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을 겨냥해 현재 19개 정부 부처를 13개로 통폐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 개편'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최소 정부·최대 분권'에 초점을 맞춰 13개 부처를 3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안보부총리·전략부총리·사회부총리 등 3부총리 휘하에 둬서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 후보 대선 공약의 콘셉트는 '현장의 목소리'다. 당내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2월부터 전국을 돌며 100가지 직업군을 만났다. 이들이 전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대선 공약에 반영하기 위한 계획이다.
이 후보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책 공약을 만들면서 현장의 목소리가 없이는 피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공약들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했다"며 "탄핵으로 실랑이가 벌어지던 2~3월 두 달에 걸쳐 전국을 돌며 100가지 직업을 탐구했고, 그걸 담아내서 정책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고정 지지층인 2030세대와의 스킨십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대학을 돌며 청년의 고충을 청취하는가 하면, 효율적인 선거 운동 방향성에 맞게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 한복판에 선거 사무실을 만드는 등 지지율 반등을 위해 총력을 쏟는 상황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학생들과 '2030 현장 청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5.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d3004c376a125.jpg)
거대 양당에 쏠린 '이목'…개혁신당은 '역전 소재' 판단
다만 현재 정치권의 상황은 이 후보한텐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대선까지 일정이 촉박한 조기 대선 국면에선 이슈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대선 최대 걸림돌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이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대세론은 더욱 견고해졌다. 국민의힘을 보더라도 단일화 논란이 모든 정국 이슈를 집어삼키는 등 지난 한 달여 동안 이 후보가 끼어들 틈은 없었다. 더욱이 '반명(반이재명) 빅텐트'가 부상하면서, 이준석 후보는 연일 단일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해명에 주력하는 등 대선 후보로서 자질을 드러낼 기회는 마련되기 어려웠다.
반면 당은 거대 양당의 여러 논란 때문에 이 후보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는 일단 정지됐지만, 민주당은 파기환송을 결정한 조희대 대법원장 등을 향해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고 소위 '이재명 방탄 입법'으로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당력을 쏟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이 고조되면서 '컨벤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자 중 자당의 행보에 피로감을 느낀 표심을 흡수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언론 지분의 상당 부분을 막장 드라마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이나 정책 발표 등의 관심도가 떨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것이 지나고 나면 실망감이 그들을 휘감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중도·보수 진영의 헤게모니는 개혁신당과 이준석이 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학생들과 '2030 현장 청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5.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0c9cb75b62131.jpg)
"이준석, '3자 구도'서 강해…토론회 등판 시 반등"
당이 이 후보가 거대 양당 정치에 피로감을 느낀 지지층만 흡수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배경엔 '동탄의 기적'이 있다. 지난해 4·10 총선 당시 이 후보는 초반 경기 화성을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지역인 탓에 민주당 측 후보(공영운 후보)는 55%가 넘는 지지율로 주도권을 확보했고, 국민의힘 측 후보(한정민 후보) 역시 15%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이 후보는 '진정성'에 초점을 맞춘 선거 전략으로 소폭 오른 지지율을 기반으로 거대 양당 정치의 피로감을 집중 지적했고, 결국 20%대 지지율에서 최종 득표율 42.4%를 얻어내는 '역전극'을 만들어 낸 바 있다.
당은 이번 대선 역시 지난 '화성을 선거'와 비슷한 구도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더욱이 김문수 후보를 포함한 3자 구도가 형성될 경우, 현재 김 후보의 지지세인 영남과 60대 이상 이외에 수도권과 20·30·40 표심이 이준석 후보에게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당은 분석한다. 이들이 현재 국민의힘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김 후보에게 묶여있는 '연성 지지층'이라는 것이다.
김성열 선대본 대변인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현재 거대 양당은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누군가를 반대하기 위한 선거만 하고 있다"며 "이들의 싸움에 진절머리가 나는 유권자들이 눈을 돌려 이 후보를 대안 세력으로 볼 수 있고, 국민의힘 내홍에 실망한 유권자도 이재명 후보를 제대로 검증할 후보로 국민의힘 후보보다는 이준석 후보를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는 핵심 계기로 3자 구도 TV 토론회를 꼽았다. 그는 "거대 양당에 비해 개혁신당이 규모가 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준석 후보는 미디어를 활용한 온에어 방식에 특화된 인물로서 본인의 이야기를 펼칠 상황이 마련되면 지지율은 훨씬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이동훈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동판 역전극'을 언급,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40% 밑으로, 국민의힘 후보를 20% 아래로 누르면 승리 공간이 열릴 것"이라며 "남은 과제는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40%로 끌어내리는 것이고, 이준석 후보 역량에 달려 있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학생들과 '2030 현장 청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5.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7d9fe43dae394.jpg)
"'반사이익'만 초점 맞추면 안 돼…표심 흡수 가능성은 있어"
다만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거대 양당 정치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를 흡수할 가능성은 있지만, '반사 이익'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반사이익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 후보가 정책·비전에서 차별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정책·비전이 정리되어 있는 편인 만큼, 이를 압도할 수 있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도 이전'처럼 큰 아젠다를 던져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된다면 보수 지지층은 김 후보와 이 후보 중에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김 후보로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면, 이 후보에 모험을 걸자는 바람이 불 수 있고 이재명 후보와 한번 겨뤄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직 중도층의 표심은 유보적이기 때문에 거대 양당보다는 이 후보를 지지하자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3자 구도가 되면 각 진영의 중도·보수·진보 표심을 끌어당겨 아슬아슬하게 이기는 경우도 수도 현재로는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 대변인은 "반사이익 덕분에 표심을 흡수할 수 있지만, 개혁신당의 정체성은 대안 세력이기 때문에 한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이 후보가 발표한 세부 정책이 큰 방향성을 얘기하고 있다고 보며, '자유주의·실용주의'의 결합이 이준석 정부의 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학생들과 '2030 현장 청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5.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3721e6566e95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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