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인천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사제 총기로 자신의 30대 아들을 살해한 가운데, 이혼한 전 부인에 대한 복수심이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은 조건이 없다. 본능이다. 그 본능을 거슬렀다고 하는 측면에서 많은 분들이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20일 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직접 만든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했다. 사진은 이 남성이 범행 전 서울 도봉구 집을 나서는 모습. [사진=YTN 보도화면 캡처]](https://image.inews24.com/v1/bf5f0603bdf131.jpg)
그는 우선 "가해자가 20년 전 이혼했던 부인 명의로 된 큰 평수의 아파트에서 거주를 했다. 부인과 정서적, 경게적으로 완전 분리가 안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살해된 아들이 전 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정한 직책을 맡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아버지보다는 어머니 쪽과 빈번하게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복합적인 심리적 배경이 도사리고 있었을 것"이라 분석했다.
또 "아버지 또는 남편으로서 20년 동안 (아내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굉장히 박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아들이라는 존재는 전 부인이 이룬 사회적, 경제적 성공에 있어 상징적 승계자"라고 덧붙였다.
![20일 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직접 만든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했다. 사진은 이 남성이 범행 전 서울 도봉구 집을 나서는 모습. [사진=YTN 보도화면 캡처]](https://image.inews24.com/v1/4af27de37abeff.jpg)
오 교수는 "남편 입장에서 무력감과 열등감, 분노, 질투 이런 것들을 느껴서 그로 인한 좌절감이 복수심의 반로가 아닌가라고 본다"며 "자신의 생일날에 아들이 초대했다. 그런 가장 극적인 순간에 가장 극적인 방법을 통해 세상에 그러한 것을 표출했다고 본다"는 의견도 전했다.
그러면서 "배우자에 대한 복수적 감정으로 자녀를 살해하는 용어가 있다. 아들을 상실한 고통을 주기 위한 그런 의도 또는 심리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60대 남성 A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모 아파트 33층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30대 아들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범행 이후 도주한 A씨를 추적해 지난 21일 오전 0시 20분쯤 서울에서 체포한 뒤 인천으로 압송했다.
![20일 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직접 만든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했다. 사진은 이 남성이 범행 전 서울 도봉구 집을 나서는 모습. [사진=YTN 보도화면 캡처]](https://image.inews24.com/v1/bd47fffade27c6.jpg)
A씨는 파이프 형태로 된 사제 총기를 이용해 쇠구슬 여러 개가 들어있는 '산탄' 2발을 연달아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일은 A씨의 생일로 아들 B씨가 잔치를 열었고 B씨와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의 생일 파티를 하던 중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말한 뒤 사제총기를 들고 와서 아들 B씨를 향해 2발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집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폭발물 15개가 점화장치에 연결된 채 발견됐으며 전날 오후 12시에 폭발하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직접 만든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했다. 사진은 이 남성이 범행 전 서울 도봉구 집을 나서는 모습. [사진=YTN 보도화면 캡처]](https://image.inews24.com/v1/b907acdf9d6b7b.jpg)
A씨는 20여 년 전 이혼한 뒤 B씨와 갈등을 겪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 "아들이 평소 아내와 이혼을 내 탓으로 몰아 다툼이 잦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살인 등 혐의로 긴급 체포한 A씨의 인화성 물질 설치 범행과 관련해 방화예비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고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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