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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야 산다"…석화업계, 비핵심 자산 매각 집중


침체 장기화되며 해외법인 및 NCC 설비 매각 추진
CAPEX 투자 1조 이상 줄이는 등 고강도 재무대책
정부, 석화업계 부양책 후속대책 상반기 발표 예정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설비투자(CAPEX) 금액을 축소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분투하고 있다. 업황이 쉽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생존을 제1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이 여수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석유화학사(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에서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한 3사 모두 지난해 실적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에서만 13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석유화학 업계 부진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도 9168억원으로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에 1조원 미만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도 각각 3002억원, 8948억원의 적자를 보면서 시장 환경 악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둔화 등의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유동성 위기에 놓인 롯데케미칼은 1조 8020억원이라는 순손실을 낸 데다 지난 2022년 이후부터 3년 연속 적자라는 오명을 안았다.

업계에 불어닥친 한파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석유화학 기업들은 비핵심 자산 매각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영향으로 올해 역시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G화학의 경우 기초화학제품인 스티렌모노머, 에틸렌글리콜 등의 생산을 줄였고 여수 NCC(나프타 분해설비) 2공장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투자사인 아시아파크인베스트먼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석유화학업체 몽타주오일 DMCC에 파키스탄 법인(LCPL) 보유 지분 75.01%를 매각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도 연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기 위한 논의를 수면 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뿐 아니라 올해 설비투자(CAPEX) 금액도 대거 줄였다.

LG화학은 매년 4조원대 수준의 CAPEX를 진행하려 했지만 올해 2조원대 후반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금액을 대거 낮췄다. 한화솔루션 역시 지난해 3조 1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 수준으로, 롯데케미칼도 올해 투자는 당초 계획 대비 1조원 이상 줄인 1조 4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지난 2014년 삼성이 삼성석유화학을 스핀오프 했던 수준의 매각을 할 수도 있다"면서 "이런 그림이 나와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귀띔했다.

정부 역시 석화업계의 사업재편을 위해 지난해 12월 '석화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나프타 분해 설비(NCC) 등 경쟁력을 잃어버린 사업 자산 매각을 유인하고, 연구개발(R&D) 지원과 세제 혜택 등의 내용이 골자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화학산업협회와 석화 기업 등의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업계의 건의를 담은 추가적인 후속 대책도 발표될 전망이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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