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공개된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해 "모든 주요 세부 사항에서 교착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블룸버그 유튜브 영상 캡처]](https://image.inews24.com/v1/a6faf64156abb7.jpg)
[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해 "모든 주요 세부 사항에서 교착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타결이 임박해 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되는 발언이어서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협상 타결 전망에 먹구름이 낀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금액, 시간표, 손실 공유 및 이익 배분 등 모든 부분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 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그것이 한국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도여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논의가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의견 차이가 존재하지만, 지연이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조금 더 시간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노 딜'까지 감수하며 손해를 볼 수 없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아시아 순방길 전용기에서 '이번 방문에서 한국과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타결이 매우 임박해 있다. 그들이 (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의 협상 사례를 비교하는 것에도 우려를 표하며 "한국도 유럽연합(EU)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한 방식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일본은 미국과 5500억달러 규모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자금 조달은 일본 정부가 하되, 미국이 투자 목적별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면 일본은 2개월 내 계좌에 현금을 보내야 한다. 원금 회수 전에는 미국과 일본이 5대5 이익 배분을 하고, 회수 후에는 미국이 9, 일본이 1의 비율로 배분토록 했다.
반면 EU는 2028년까지 6000억 달러를 투자하지만, 투자 주체는 개별 정부가 아니라 민간 기업으로 설정했다. 이익 배분에 관한 조항도 특별히 마련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친구"라며 "모든 당사자에게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합의를 이룬 안보 분야 협상에 대해선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주한미군의 운명에 관해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는 외부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을 억제하고,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수단을 확보할 것"이라며 국방비 증액 추진을 시사했다.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 처한 한국의 현실에 대해선 "두 개의 맷돌 사이에 낀 나라"라는 자조적 표현을 사용했다. 미중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최근 중국이 '마스가'(한미 조선업 협력) 상징인 한화오션의 미국 내 5개 자회사에 대한 제재한 부분에 대해 "이는 중국이 압박을 가하는 방식으로,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중국과 맞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대화가 언제나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장원 기자(moon3346@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