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중견 제약사인 명인제약의 기업공개(IPO)를 놓고 의문이 제기된다. 지분 분산 요건을 겨우 충족하는 공모 구조에서부터 자금 조달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여기에 최대주주 등의 보호예수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아 상장 직후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이날까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 주식 수는 340만주, 희망 공모가 밴드는 4만5000~5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공모 규모는 1530억~1972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6570억~8648억원 수준이다.
공모자금은 발안2공장 증축(1035억원), 팔탄1공장 설비 개선(50억원), 에베나마이드 개발(350억원), 신규 펠렛 제품 개발 및 기술이전(50억원) 등에 투입될 계획이다.
![. [사진=명인제약 홈페이지]](https://image.inews24.com/v1/bd4ee4f943c3bb.jpg)
명인제약의 IPO는 공모 구조상 지분 분산 요건을 겨우 충족하는 수준이다. 명인제약의 상장 전 최대주주 이행명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96.21%이다. 신주 모집만으로 이뤄진 공모 이후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은 73.81%로 지분 분산 요건(75%)과의 차이가 거의 없다. 국내 상장사의 주주 구성 비율이 최대주주 등 39%, 일반주주 48%(2023년 말 기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은 셈이다.
갑작스러운 경영 체제 변화도 눈길을 끈다. 회사는 올해 1월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공식화해 대표이사 임기를 2년, 최대 6년으로 제한하는 정관 개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제약업계에서 오너 책임경영이 일반적인 점을 고려하면, 대주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선택은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 들여진다.
회사의 재무구조를 봐도 상장의 필요성은 뚜렷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전무하고 현금성 자산만 477억원에 달한다. 유동비율은 862%, 부채비율은 9%에 불과하다. 최근 7년간 외부 차입이 없을 만큼 건전한 구조를 유지해온 만큼, 외부 자금 조달이 절실했다고 보긴 어렵다.
더욱이 40년간 비상장 체제를 유지하며 독립 경영을 해온 명인제약이 굳이 공개기업을 선택한 배경은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상장 후 최대주주 등의 지분 의무보유기간이 6개월에 불과해 향후 최대주주 등의 지분 매각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