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자치구별로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주로 거래되는 주택 평형이 달라져 가고 있다.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은 중대형 평형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강북권은 작은 평형에 대한 수요가 몰리는 추세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전경. 노원구는 전용면적 60㎡ 평형 거래량이 많고 가격 상승폭이 큰 지역이다. 2025.06.30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b53ef62b698b1b.jpg)
1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통계에 따르면 11월 첫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대비 7.01% 상승했다. 평형별로 △40㎡ 이하 1.96% △40㎡초과 ~ 60㎡이하 6.92% △60㎡초과 ~ 85㎡이하 7.42% △85㎡초과 ~ 102㎡이하 8.46% △102㎡초과 ~ 135㎡이하 7.27% △135㎡초과 8.75% 등이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 등 중대형 평형 가격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역별로는 인기 있는 평형이 다르다. 강북권에서는 40㎡초과 ~ 60㎡이하 평형이 지난해 말 대비 5.49% 상승하며 가장 상승률이 높다. 반면 강남권에서는 같은 기간 85㎡초과 ~ 102㎡이하 평형이 11.12% 상승하며 40㎡초과 ~ 60㎡이하 평형(8.67%)보다 높은 상승률을 자랑한다.
업계에서는 지역별 수요층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폭이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낮은 지역에선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 수요자가 주로 아파트를 매수해 소형 평형 가격 상승폭이 크고, 주택 가격이 강북권 대비 비싼 강남권은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가 큰 평형을 다수 매수한다는 얘기다.
부동산원이 조사한 1~9월 아파트 거래량 통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서울 노원구에선 전용 41~60㎡가 3112건으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됐고, 61~85㎡ 평형이 2772건으로 뒤이었다. 은평구에서도 전체 거래된 3097건 중 절반인 1554건이 전용 41~60㎡ 평형이다.
이와 달리 강남권에선 강북권 대비 큰 평형 거래량이 많다. 강남구는 전용 61~85㎡ 평형이 1486건 거래돼 전체 거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송파구(2981건), 서초구(1993건), 강동구(2677건), 동작구(1754건), 영등포구(1726건) 등도 비슷했다. 금천구와 구로구, 강서구, 관악구만 전용 41~60㎡ 평형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은 이전부터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가 적용돼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고 있고 대출 한도도 제한됐다. 그럼에도 자금력을 갖춘 수요자가 꾸준히 중대형 평형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연령대, 자금력 등 주 수요층에 따라 선호하는 평형이 다를 수 있다"면서 "대출 한도가 줄었더라도 여전히 강남권은 갈아타기 등 수요가 많은 만큼 큰 평형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전경. 노원구는 전용면적 60㎡ 평형 거래량이 많고 가격 상승폭이 큰 지역이다. 2025.06.30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fae807a1e87ec2.jpg)
한편 분양시장에서는 10·15대책 등에 따라 작은 평형에 대한 인기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도금 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돼 일반적으로 분양가의 60%인 중도금 대출을 모두 받을 수 없고, 15억원이 넘는 주택 대출 한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전용 84㎡ 분양가가 15억원을 넘어가는 단지가 속출하는 만큼 수요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주택가격별로 대출 한도가 줄어든 상황에서 아직 전용 59㎡ 평형 분양가는 15억원이 넘지 않는다"면서 "가격과 대출 축소에 대한 부담이 시장에 영향을 줘 전용 84㎡보다 더 작은 평형 인기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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