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한국화학산업협회(협회) 비상근 회장을 맡아오던 신학철 전 LG화학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새 협회장 인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 부회장의 협회장 임기는 1년 가량 남아있지만 정관상 회원사의 최고경영자가(CEO)가 회장을 맡도록 돼 있어 교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부회장은 최근 LG 그룹인사에서 7년간 이끌어온 LG화학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신임 CEO에는 김동춘 LG화학 사장이 내정됐고, 신 부회장은 내년 3월을 끝으로 LG화학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
신 부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협회장 직을 겸임하면서 업계 현안 조정과 정책 제언 등 업계와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석유화학 업계와 정부의 간담회에서 주도적 역할은 물론 석유화학 구조개편 등에도 신 부회장의 의견이 다수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장직은 LG화학,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5개 회원사 CEO가 2년씩 돌아가며 비상근으로 맡아왔다. 경우에 따라 최대 4년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신 부회장은 지난 2022년 12월 협회장에 취임한 뒤 지난해 12월 협회장 자리에서 내려올 예정이었지만 임기가 한 차례 더 연장됐다. 이에 따라 신 부회장은 내년 12월까지 협회장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 부회장은 내년 LG화학의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인 3월까지는 협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LG화학의 내년 주총이 열리면 신 부회장은 공식적으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 경우 협회장 임기가 남아 있더라도 직무 수행은 불가능하다. 협회 정관에 '회원사 CEO만 협회장을 맡을 수 있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어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협회장직을 누가 맡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협회장은 통상 회원사 간 조율과 정부·국회 상대 교섭 역할을 맡아야 하는 만큼 단순한 명예직을 넘어선 실무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업계가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구조 개편 등 군살빼기에 돌입한 만큼 협회장의 존재감은 전보다 무거워졌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신 부회장의 뒤를 이어 협회장을 맡을 후임으로는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이 거론된다. 당초 지난해 12월 SK지오센트릭의 CEO가 협회장을 맡아야 하는 순번이었지만 최 사장이 이를 고사해 신 부회장의 임기가 2년 더 연장됐다.
신 부회장의 퇴임 이후 협회장직 공백이 생기면 순번은 자연스레 SK지오센트릭으로 넘어가게 된다.
다만 석유화학 업계 전반에 협회장직 자체를 부담스러운 자리로 여겨 기피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대외 대응과 정책 조율 등 책임이 큰 데 비해 실질적 이익은 크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 회원사들이 선뜻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 사장의 고사 배경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협회는 내년 2월 이사회 개최 후 차기 협회장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후보군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는 신학철 부회장의 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이사회를 통해 차기 협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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