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에쓰오일이 최근 진행되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 "단순히 생산 능력만을 줄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산업 체질을 고도화하고 경쟁력 있는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된 '석화업계 구조개편, 어떻게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한얼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3adf5fb6cce78.jpg)
이경문 에쓰오일 상무는 9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석화업계 구조개편, 어떻게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정부의 구조개편안에 대해 동감"이라면서도 "NCC 감축이 능사는 아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 상무는 "정부에서 얘기하는 구조조정 목표가 산업의 체질을 고도화하고 경쟁력 있는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이나 경쟁국들이 대규모 증설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단순히 생산량 감축하는 것만으로는 경쟁 비교 우위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첨단 그리고 고효율 설비에 대한 투자를 병행해야 우리 산업 전반이 질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우리의 샤힌프로젝트는 이 정책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샤힌프로젝트 완공 이후 원유를 직접 화학 제품으로 전환해 에너지 효율·수익성을 높이고, 국내 기초 유분의 안정적 공급 기반을 구축해 다운스트림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에쓰오일이 울산산단 내 감축에 어느 정도로 참여할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시는 것처럼 3사가 컨설팅 진행 중이고, 그 가운데 컨설팅 결과 따라서 구체적인 방향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을 아꼈다.
업계는 에쓰오일이 울산산단 내 NCC 생산량 감축에 미온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울산산단은 현재 연 NCC 174만t을 생산하고 있으나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354만t까지 확대된다. 내년 샤힌프로젝트의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감축이나 합작사 설립 등에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샤힌프로젝트는 원가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는 TC2C 방식으로 건립돼 완공 이후 국내 석유화학 산업 지형을 완전히 뒤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국내 석유화학 기업 10개사와 정부의 NCC 감축 자율협약 이후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대산산단의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구조개편 신호탄을 쐈고, 여수와 울산에서도 구조개편 논의가 한창이다.
에쓰오일은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과 물 밑에서 NCC 통폐합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에쓰오일은 샤힌프로젝트 추진하고 있어 울산 산단내에서 에쓰오일이 얼마만큼 NCC 감축에 참여할지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석화 업계를 부양하기 위해선 전기 요금 인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일 '석유화학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업계가 요청해온 전기 요금 인하 방안은 법안에 담기지 않았다.
기조 발제를 맡은 최홍준 한국화학산업협회 본부장은 "중국과 원가경쟁력이 10∼15%가량 차이가 나는데 여기에는 원재료, 인건비를 비롯한 전기요금 등 유틸리티 비용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옥균 HD현대케미칼 부대표도 "석유화학은 에너지 과소비 산업이다"면서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이 예전에는 피크 대비 약 3배 저렴해 사용 유인이 컸지만, 최근 2배 수준으로 줄어 부담 완화 효과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회복까지 2~4년 한시적으로 경부하 요금 차이를 과거 수준으로 확대해 기업이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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