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정부가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에 고강도 규제를 적용한 가운데 규제를 피한 지역 분양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경쟁률이 높았던 지역에서마저 계약을 포기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미분양 물량 증가추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힐스테이트 사직아시아드 조감도. [사진=현대건설]](https://static.inews24.com/v1/83b4949151b609.jpg)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부산 동래구 사직2동 힐스테이트 사직 아시아드의 26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 공고가 지난 7일 나왔다. 전용 50㎡ 1~13층 20가구와 84㎡ 1~4층 6가구가 공급 대상이다.
앞서 해당 단지는 지난 9월 말 1·2순위 청약에서 144가구 모집에 2530명이 접수했다. 전용 84㎡는 A·B·C타입 66가구에만 1818명이 몰리는 등 수요가 몰렸지만 계약을 포기한 저층 물량 일부가 무순위로 나왔다.
최근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강도 규제를 발표한 이후 규제를 피한 지역의 주택시장마저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높아진 분양가에 수요자의 심리가 냉각돼가는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더 차갑게 얼어붙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추세는 통계수치로도 드러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72.1로 전월 대비 19.4p 감소했다. 규제 직격탄을 맞은 수도권(100.2→73.3)을 비롯해 지방(89.6→71.9)까지 전월 대비 지수가 하락했다. 주산연 관계자는 "지방 분양전망지수는 수도권의 강력한 규제 여파와 똘똘한 한 채 현상 가속화로 다주택자의 비수도권 주택 매도가 증가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 전망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관망세가 짙어진 청약시장에서는 단지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최근 분양한 경기도 파주 운정 아이파크 시티는 1·2순위 청약에서 2897가구 모집에 1669명만 접수했고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역 수자인 로이센트'도 857가구 모집에 786건만 몰렸다. 그와 달리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경기 김포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는 558가구 모집에 9721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17.42대 1을 기록했다.
직방에 따르면 11월 전국 분양 단지는 총 45곳 3만6642가구로 전월 분양한 2만5039가구 대비 1만가구 이상 늘어난다. 2만가구 이상 분양이 예정된 경기도를 비롯해 전국에서 분양을 진행하는 가운데 얼어붙은 시장 탓에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힐스테이트 사직아시아드 조감도. [사진=현대건설]](https://static.inews24.com/v1/71159b9e9f9300.jpg)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경기도 미분양 물량은 1만2656가구로 전월 대비 799가구(6.7%) 늘었다. 평택(3769가구)과 김포(1873가구), 이천(1522가구), 양주(1376가구) 등에 공급이 몰리며 미분양이 쌓였다. 수요 대비 시장에 나와 있는 물량이 늘어난 셈이다.
오히려 정부가 규제를 내놓을 정도로 시장 과열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 분양시장은 훈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서울에서는 수요가 많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분양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서초동 해링턴플레이스서초와 아크로드서초를 비롯해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도 시장에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 속 수요자 선호 입지에서 다수 물량이 나온 만큼 청약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서울 외 지역은 분양가와 입지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미분양 물량 증가에 따라 적절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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