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7박 10일 '강행군'에서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방산·원전 등 전략 산업의 '세일즈 외교'에서 실질적인 기대 효과를 창출했다. 올해 마지막 다자외교 무대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는 다자주의 체제 복원에 주도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다. 동시에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외연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확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영접나온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5.11.18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32c1092ab8e67.jpg)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하며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이 중동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첫 방문국을 UAE를 선택한 배경에는 UAE가 중동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더욱이 UAE는 우리의 주요 방산 협력국으로, 이 대통령은 국빈 방문 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보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는 등 방산과 원전 등 전략 분야 협력에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과 모하메드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100년 동행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며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한-UAE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 △AI 분야 협력에 관한 MOU △우주 협력에 관한 MOU △한-UAE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경제협력위원회 행정 및 운영 MOU 등 7건의 MOU를 체결했다. UAE가 추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도 참여키로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8일 현지 브리핑에서 "기대되는 성과가 AI 협력 200억 달러, 방산 수출 150억 달러, K-컬처는 시장가치로 환산할 경우 704억 달러 등 총 1000억 달러가 넘고, 한국 원화로는 150조 원에 달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우호 과시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 동맹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15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우리 방산 기업의 수주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중동·아프리카는 물론 유럽·북미 등 제3국 시장을 확보하는 교두보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순방 중 전용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순방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큰 성과는 UAE에서의 방산 협력"이라며 "사전에 비서실장이 특사로 가 협업 분야를 정리했고, 구체적 사업까지 발굴한 덕에 실질적 성과가 났다. K-방산 수출도 실제로 조만간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번째 방문국인 이집트에서도 'K-방산' 세일즈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공동 언론 발표에서 "K-방산이 전 세계로부터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하고, K-9 자주포 공동생산으로 대표되는 양국 방산 협력이 앞으로 FA-50 고등훈련기 및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의 높은 방산 기술력에 대해 신뢰하며, 공동생산 등 호혜적 협력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3~4조 원 규모의 카이로 공항 확장 공사의 협력도 가시화했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 대통령이 카이로 공항을 확장할 계획인데, 3조~4조 원 정도 들지 않겠느냐고 얘기 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맡아서 확장하고 운영해 주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며 "우리 기업들이나 국민이 큰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카이로대학교 연설을 통해선 안정·조화·혁신·네트워크·교육을 핵심 가치로 하는 대(對)중동 구상 '샤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영접나온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5.11.18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32c1092ab8e67.jpg)
마지막 순방지인 튀르키예 국빈 방문에서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방산과 인프라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양국이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생산, 기술협력, 훈련 교류 등에 있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튀르키예에서도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자력 협력을 포함한 3건의 MOU를 맺었다. 원자력 협정 MOU에서 튀르키예 시노프 제2원전 사업에서 원자로 기술과 용지 평가, 규제·인허가, 금융·사업 모델 설계 등과 관련해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하면서, 향후 사업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신규 원전 사업 추진에 있어 앞으로 남은 세부 평가 과정이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이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다자외교 무대였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G20 정상회의에서는 다자주의 협력을 강조하고 '글로벌 사우스'로의 실용 외교 지평을 넓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3개국 정상이 회의에 불참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강대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다자무역·다자외교'를 위한 협력을 역설한 점은 눈에 띈 성과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내년 아프리카에서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의 성공을 위해서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주도하는 중견국 모임 '믹타'(대한민국·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호주) 정상들과 만나 다자주의 회복과 실질적 국제 협력을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WTO 중심의 다자주의 체제를 훼손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특정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동의하는바"라며 "자유무역체계, 다자 시스템을 튼튼하게 강화해야 된다.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의한다"고 했다.
이어 "자유무역 질서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모든 국가가 함께 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결국 그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장원 기자(moon334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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