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미국 정부의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약가 인하 정책이 셀트리온에게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초 제시한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5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기자간담회 캡처]](https://image.inews24.com/v1/2ae03bc73dabec.jpg)
서 회장은 15일 오전 열린 셀트리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중 유럽보다 비싼 약은 없다"며 "이미 도매가격에서 약가를 90% 낮춰 판매 중이기 때문에 미국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한 영향 요인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약가 지정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 정부가 나서는 것과 달리 통제력이 약하다. 제약 기업이 자율적으로 약가를 결정하며, 이 과정에 민간 보험사 등이 관여해 약값을 더 올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를 두고 서 회장은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은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과 보험사 등 중간 유통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라며 "이 구조가 개선되면 보험사 등이 누리던 혜택이 환자들에게 돌아가면서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의 가격에 대해서는 인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등재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내 주력 제품이 아닌 점에서 위기로 인식되는 수준은 아니라고 선 그었다.
앞서 셀트리온은 올해 짐펜트라 미국 매출 목표를 기존 7000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짐펜트라가 PBM 등재 이후에도 사보험 등재까지 9개월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며 "미국 유통 구조를 간과한 경영 판단 착오"라고 인정했다.
주주들을 향한 사과도 이어갔다. 그는 "경험이 미숙해 너무 낙관적으로 생각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에서는 이미 4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소각했고, 필요하다면 최대 7000억원까지 매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회사 목표 매출 5조원 달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 회장은 "짐펜트라의 매출이 줄어들 예정이지만, 다른 품목에서 매출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며 "1분기보다는 2분기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매출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관세 부과 문제에 대해선 "일부 제품은 다국적 제약사를 통해 유통해 직접적인 관세 대상이 아니며, 자체 유통 제품도 2026년 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재고를 비축해 뒀다”며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올해와 내년 사업 계획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 회장에 따르면 한국에서 10만 리터(ℓ) 규모 생산시설을 구축하는데 1조3000억원이 든다면, 미국에서는 2조원 상당이 투입된다. 인건비 역시 한국보다 70% 정도 높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은 현지 48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관세 정책을 구체화하면 이후 면밀하게 들춰본 뒤 연말까지 투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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